[미래포럼]상호운용성과 공개표준

[미래포럼]상호운용성과 공개표준

상호운용성은 다른 대상과 연결하고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며, 정보기술 영역에서는 서로 다른 여러 제품과 서비스가 연결된 환경에서 함께 작동할 수 있도록 정보를 교환하고 사용할 수 있는 능력으로 정의된다.

 상호운용성은 정보에 대한 공개적 접근을 촉진하고, 호환성을 제공하며, 선택과 경쟁에 기초를 둔 건전한 생태계를 형성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상호운용성에서는 표준이 가장 중요하고 할 수 있다. 시스템 효율성과 유연성을 증대시키면서도 단일 벤더에 대한 의존을 방지하는 등 공용화된 솔루션 정립을 가능하게 하는 점에서 기업, 소비자, 정부 등에 모두 중요하다.

 표준이란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 개발자, 서비스 등이 주어진 상황에서 상호 작동할 수 있도록 전체 제품이나 요소들을 구성하고 배포하도록 하는 일련의 지시사항을 말한다. 이에 따른 표준에는 여러 유형이 있는데 시장에서의 폭넓은 배치와 특정 제품의 수용을 통해 자발적으로 발생하는 ‘제품 표준’과, 표준화 기구를 통하거나 규제나 법과 같은 정부 절차를 통해 형성되는 ‘제도적 표준’, 단일 혹은 상호 협력하는 주체들에 의해 개발되며 합리적인 조건으로 라이선스되는 ‘전유 표준’ 그리고 구성원 절대 다수가 사용함으로써 표준의 지위를 획득한 ‘사실상 표준’ 등이 있다. 공개 표준에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첫째, 자격을 갖춘 모든 참여자에게 열려 있고 시장의 필요에 따라 진행되며 참여자의 동의에 의해 개발되거나 승인된다. 둘째, 평가나 사용을 희망하는 모든 사람에게 공개적으로 제공된다. 셋째, 특정 벤더나 제품에 치우치지 않고 중립적이다. 넷째, 관련 특허권은 특허 소유자에 의해 적어도 랜드(RAND:Reasonable And Non-Discriminatory)라고 하는 합리적 조건으로 제공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함께 기술 표준의 유형은 시간에 따라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보다 신속하게 표준을 개발하고 채택하기 위해서는 여러 업체가 전유 표준을 구축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런 전유 표준이 외부에 널리 알려지고 구현되면 사실상 표준이 된다. 다양한 기술 플랫폼을 위해 개발된 웹 서비스 표준은 이런 과정을 거쳐 진화한 전형적 사례다. 웹 서비스의 여러 표준은 전유 표준에서 출발해 사실상 표준이 됐으며 일부는 공개 표준으로 진화했다.

 그 후 업계 연합체로 구성된 ‘SW-I’가 이런 공개 표준들을 종합적으로 조사·실험해 상호운용에 적합한 프로파일을 정의했다. 상호운용성과 공개 표준은 비교적 이해하기 쉬운 개념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많은 혼동이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상호운용성과 호환성, 공개 표준과 공개 소스를 혼동하는 것이다. 상호운용성이 자신과 다른 대상과의 연결 및 대화 능력을 의미한다면, 호환성은 단일 요소가 환경의 변화에 관계없이 사용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정보기술에서 호환성이란 하나의 프로그램을 서로 다른 유형의 컴퓨터에서 어떤 수정도 가하지 않고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공개 표준과 공개 소스를 혼동하는 경우도 자주 있다. 한국에서는 공개 소스 소프트웨어를 흔히 공개 소프트웨어라고 한다. 하지만 모든 표준이 기술적 지시사항인 것에 비해 공개 소프트웨어는 소프트웨어 개발 및 라이선스 방법의 한 사례일 뿐이다. 혹자는 공개 소프트웨어는 소스코드가 공개돼 있어 상호운용에 더욱 유리하다고 주장하지만, 표준에 소스코드 공개 여부는 사실상 중요하지 않다. 이는 공개 소프트웨어의 경우 누구나 자유롭게 코드를 수정할 수 있으므로 이미 표준을 준수하고 있는 코드를 오히려 표준과 다르게 수정해 상호운용성을 저해할 가능성도 있다. 또 대개 성공적인 공개 표준은 로열티를 포함하는 랜드 조건으로 제공되는데 일부 공개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는 이들과 근본적으로 목적을 달라 그 구현을 원천적으로 배제할 수 있다는 점도 소스코드 공개가 중요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다.

◆김명호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최고기술임원(NTO), mhkim@microsof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