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인터넷 서비스 활성화 갈 길 멀다

‘무선인터넷 서비스 활성화 갈 길 멀다’

 지난 24일 통신위원회가 무선인터넷 망 개방 의무를 소홀히 한 SK텔레콤에 1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무선인터넷 망 개방 의지를 보였다. 인터넷 및 콘텐츠 업계는 정부의 확고한 무선인터넷망 개방 의지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통신위가 무선인터넷 초기 화면을 사용자가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하면서 4년여간 지속된 무선인터넷 망개방이 비로소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선 인터넷에서 제공되는 콘텐츠와 무선인터넷을 통해 제공되는 콘텐츠의 차별성을 높이는 동시에 패킷접속시 부과되는 요금체계도 다양화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콘텐츠 업계의 경우 현재까지의 무선인터넷 망개방 정책이 인터넷 포털 사업자 중심으로 전개돼 콘텐츠 업계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다양한 과금체계 필요성 제기=통신위의 시정명령대로 이통사의 무선인터넷 플랫폼이 개방된다고 하더라도 무선인터넷 서비스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더욱 다양한 과금체계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공공기관 사이트를 운영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공공기관이나 관광 관련 업계의 경우 사용자가 무선인터넷으로 콘텐츠 다운로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모바일 환경에서 많이 찾도록 하는 것인데 데이터 통화료 부담 때문에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패킷통화요금을 사용자 대신 부담할 의향도 있지만 아직 그런 과금체계가 없어 난항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패킷통화료를 대신 내면서까지 사용자를 늘리고 싶지만 그럴 만한 과금체계가 미비하다는 게 업계의 지적인 것이다. 따라서 모빌리언스·다날·인포허브 등 휴대폰 결제대행(PG) 업계의 역할이 주목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킬러 폰페이지를 찾아라=벨소리나 캐릭터·게임 등 지금까지 무선인터넷 서비스 시장에서 각광받았던 콘텐츠를 뛰어넘는 킬러 폰페이지를 찾는 것도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가 모바일 싸이월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비롯해 NHN·다음커뮤니케이션·야후코리아가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 중이지만 유선에서 제공하는 것과 큰 차별성이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제한적으로 제공되는 무선인터넷 서비스의 경우 유선에서 제공되던 것을 휴대폰에 맞게 바꿔 놓은 게 대부분”이라며 “이제는 이통사 내부 포털과의 공정 경쟁 환경을 논할 때가 아니라 사용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킬러 폰페이지를 내놓는 것이 숙제”라고 설명했다.

 유선인터넷에서 무료로 제공받던 동일한 서비스를 사용자가 굳이 데이터통화요금을 지불하면서까지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즉 휴대폰에 특화된 서비스를 고민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다.

◇인터넷 기업과 콘텐츠 업계의 다른 목소리=무선인터넷망 개방을 둘러싼 인터넷 포털 업계와 콘텐츠 업계의 불협화음도 시급히 해결돼야 할 과제다.

 무선인터넷망 개방을 요구해왔던 한국인터넷기업협회(회장 허진호)는 통신위의 이번 시정명령으로 실질적인 무선인터넷 망개방의 계기가 마련된 것으로 보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내부포털과 동일한 이용약관 적용, 플랫폼 개방을 포함해 이통사 내부포털의 회계분리 등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콘텐츠 업계가 이 사안을 바라보는 입장은 다르다. 한국콘텐츠산업연합회(회장 박성찬)는 이통사 내부포털과 외부 포털이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더라도 일반 콘텐츠제공업체(CP)가 플랫폼이나 무선포털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는 점에서 무작정 환영할 만한 사안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연합회 관계자는 “내외부 포털 간 경쟁이 격화될 경우 파격적인 가격정책이 나올 수 있는 만큼 유료 시장으로 정착한 콘텐츠 시장이 혼탁해질 우려가 있다”면서 “단말기 제조업체·이통사·포털사업자·콘텐츠 업계가 균형적으로 공존할 수 있는 룰을 만드는 것이 장기적으로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