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를 배우지 않아도 전세계 사람들과 자유롭게 대화하는 날이 멀지 않을 전망이다.
27일(현지시각) 미국 카네기 멜런대학의 알렉스 와이벨 교수팀은 스페인어와 영어, 프랑스어, 태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신개념의 통역기기와 SW를 다수 공개했다.
제품 공개 행사장에서 가장 눈길을 끈 제품은 안면근육의 움직임만으로 언어를 해독하는 ‘근육통역기’였다.
우선 8개의 전기센서를 턱과 입 주위에 붙인다. 그리고 말을 하면 안면근육의 움직임만으로 대화내용을 인식해 외국어로 번역하는 것이다. 근육통역기의 최대 장점은 소리를 내지 않고 입만 벙긋거려도 대화로 인식되기 때문에 음악회, 영화관에서도 마음껏 수다를 떨 수 있다는 점.
외국인의 대화내용을 눈으로 이해할 수 있는 통역안경도 주목받고 있다.
이 제품은 소형 모니터가 안경 표면에 장착되어 외국인이 하는 말이 마치 자막형태로 번역되어 눈 앞에 뜬다. 헤드폰을 쓰지 않고도 정확한 번역내용을 이해하는 장점이 있다.
강의장에서 통역이 필요한 사람들이 앉은 구역에만 소리를 전달하는 초음파 스피커도 눈길을 끌었다. 음파의 간섭현상을 이용한 초음파 스피커는 일정 장소에서만 소리가 들리기 때문에 향후 대규모 국제회의통역용도로 큰 인기를 끌 전망이다.
외국인과 실시간 통역이 가능한 초고속 통역SW인 ‘렉처 트랜슬레이션(강연번역)’도 등장했다. 이 제품은 스페인어와 영어, 프랑스어를 몇 초의 머뭇거림도 없이 즉시 통역해 준다.
이 때문에 사용자는 거의 전문통역사를 옆에 두고 대화하는 느낌을 갖게 된다. 그동안 컴퓨터를 이용한 통역기술은 인식률이 낮거나 사용자의 언어나 단어를 일정 주제로 제한되고 전문 통역사를 대체할 정도의 신뢰성과 속도는 확보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알렉스 와이벨 교수는 이날 선보인 제품은 이러한 문제점을 대부분 극복한데다 수년내 상용화가 가능할 정도로 완성도가 높아 향후 국경과 언어의 장벽을 무너뜨리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