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e북) 시장에 봄바람이 불어온다.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으면서도 외연 확장에 어려움을 겪어온 전자책 시장이 대형 업체들의 사업 강화와 소비자(B2C) 시장의 성장으로 마침내 기지개를 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오프라인 서적의 최강자 교보문고가 전자책 시장에 본격 진출하고 인터넷 서점 예스24도 전자책 시장 활성화에 나선다. 여기에 기존 강자인 북토피아의 B2C 사업이 전년대비 두 배가량 성장하는 등 관련 시장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공룡의 가세=웹사이트의 디지토리(DigiTori) 코너에서 일부 전자책 서비스를 제공중인 교보문고(대표 권경현 http://www.kyobobook.co.kr)가 전자책 사업을 본격화한다. 교보문고는 내년 2월 3만종의 콘텐츠를 갖추고 전자책 서비스를 별도 사이트로 정식 선보인다는 목표하에 전자책 및 솔루션 업체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문고는 지난해 기준으로 2300여억원의 매출을 올린 국내 최대 서점으로 오프라인에의 신뢰도를 바탕으로 전자책 사업의 제1조건인 풍부한 콘텐츠 확보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인식이 많이 바뀌긴 했지만 여전히 전자책을 바라보는 출판사와 작가들의 시선이 친근하지만은 않다는 점에서 출판 업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교보문고의 가세는 최신 작품의 전자책 출시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전자책은 보너스=인터넷 서점 예스24(대표 김동녕·정상우 http://www.yes24.com)는 전자책 시장 활성화를 배후지원한다. 예스24에서 종이책을 구매하면 전자책을 함께 제공하는 서비스를 연내 시작할 예정이다. 전자책 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이 ‘인식부족’이라고 판단하고 자사 쇼핑몰 고객들에게 전자책을 자연스럽게 경험하게 해 외연을 확장해나가겠다는 것이다. 전자책을 함께 제공하면 소비자들에게 좀 더 많은 혜택을 줄 수 있으므로 타 쇼핑몰과의 차별화요소도 된다. 음악 분야에서는 이미 CD구매자에게 디지털음악 다운로드 쿠폰을 증정하는 형태가 인기를 끌고 있다.
예스24 주세훈 팀장은 “종이책과 전자책의 발전은 함께 가야한다”며 “강력한 유통망과 소비자 기반을 갖춘 예스24가 전자책 유통 활성화에 일정부분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B2C 시장도 꿈틀=북토피아(대표 김혜경·오재혁 http://www.booktopia.com)는 지난해까지 전체 매출에서 30%에 불과했던 B2C 비중을 올 해 40%까지 끌어올릴 수 있를 것으로 기대했다. 휴대전화나 PDA 등 모바일기기로 전자책을 읽는 이용자가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9월 하루 3000건이었던 다운로드 건수가 지난 9월에는 5500건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가입자 수도 120만명에서 200만명으로 늘어났다.
더욱 고무적인 부분은 출판사들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9월 750여개였던 북토피아 제휴 출판사가 올 9월 1000개를 넘어섰고 제공 콘텐츠 종수도 4만 5000여종에서 6만여종으로 크게 늘었다. 1년에 한 권 이상 책을 출판하는 출판사 숫자가 1500개 정도임을 감안하면 이름이 알려진 대부분의 출판사들이 전자책을 인정한 셈이다.
오재혁 북토피아 사장은 “그동안 전자책 업계가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지만 이제는 단말기와 통신환경 등 관련 인프라가 거의 완성된 만큼, 보다 공격적인 사업전개가 가능할 것”이라며 “전자책 시장을 주목해달라”고 말했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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