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망 개방은 유무선 네트워크의 자유로운 연동이다.”
지난 4년간의 망 개방 논의는 무선망 내에서 부가통신 사업자들의 입지를 넓히는 데 초첨을 맞춰왔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망 개방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이통사 간의 망 연동, 더 나아가 유무선 사업자 간 자유로운 망 연동까지 가능해야 무선인터넷 산업이 꽃을 피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기술 분야의 급속한 발전으로 유무선 네트워크의 경계는 빠르게 허물어지는 추세다.
이제 무선 네트워크에서 유선 단말로 접근하는 데 더는 속도의 문제가 장애로 작용하지는 않는다. 내년 이후 와이브로, HSDPA까지 상용화되면 더욱 저렴한 비용으로 자유롭게 유무선 네트워크를 넘나들 수 있는 환경까지 만들어진다.
게다가 소프트웨어적으로도 무선인터넷프로토콜(WAP)과 웹(WEB)을 편리하게 호환시킬 수 있는 기술과 표준도 준비중이며 이를 구현할 단말기의 발전 속도도 눈부시다. 망 개방 논의를 무선인터넷 내부에서 벗어나 유무선 간 자유로운 연동으로 확대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기술이 네트워크 경계를 허문다=왑(WAP) 브라우저 업체들이 내년 초 선보일 신제품은 기본적으로 풀브라우징을 지원하는 형태로 발전중이다. 휴대폰의 작은 화면으로도 800×600픽셀 이상의 커다른 웹페이지를 보여주는 기능이 중심이다. 페이지 섬네일, 가로 화면 최적화, 페이지 줌 인·아웃 등 휴대폰으로도 웹사이트를 방문해 온라인 콘텐츠를 손쉽게 즐길 수 있는 기술이 탑재된다.
국제 표준화 단체인 W3C의 움직임도 주목할 만하다. W3C는 ‘웹은 하나다’라는 전제 하에 최근 유무선 연동을 자유롭게 지원할 수 있도록 모바일 웹 표준 제정에 돌입했다. 지난 5월 ‘모바일 웹 이니셔티브(MWI)’ 그룹을 만들어 가이드라인 표준 제정에 들어갔으며 ‘모바일OK’라는 인증마크 도입도 타진중이다.
내년 상반기에 공식 표준을 채택하고 관련 테스트 기준과 검사 도구 등도 표준화할 예정이다. 노키아·보다폰·NTT도코모·에릭슨·프랑스텔레콤 등의 주요 통신 업체들과 구글·AOL 등 선진 콘텐츠 업체들이 참여중이다. 이처럼 유무선 연동을 막았던 기술적 장벽은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
◇유무선 자유로운 연동이 필요하다=기술적 발전에 비춰볼 때 무선 분야의 망 구조는 지나치게 복잡한 것이 사실이다. 아직 무선인터넷 내부의 망 연동조차 용이치 못한 것이 시장 현실이다.
궁극적으로 이통사의 망연동장치(IWF)에 연결하면 외부 통신 사업자의 망이나 포털의 서버에 자유롭게 접속할 수 있는 환경까지 구현해야 유무선 간 자유로운 연동이 가능해진다. 이런 측면에서 이통사의 태도 변화가 절실히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아직까지 이통사는 유무선 연동에 미온적이다. 자신들이 주도권을 잃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조심스럽게 도입하는 수준이다.
소비자들이 무선인터넷 콘텐츠에서 눈을 돌려 매력적인 유선 콘텐츠로 선회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무선 연동은 대세이고 망 개방 지연을 통해 시간을 끈다고 해서 무선인터넷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무선인터넷이 활성화되지 않으면 이통사의 주요 매출인 데이터 통화료도 정체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무선 인터넷을 더욱 원활히 연동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면 현재 이통사와 부가통신 사업자의 공정 경쟁 구도도 한층 성숙될 수 있다”며 “무선에서 장점을 가진 이통사와 CP들이 유선에서 장점을 가진 포털과 서로 자유롭게 경쟁하며 상호 발전할 때 무선인터넷 활성화도 급진전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훈기자@전자신문, taeh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