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부품가 하락으로 고민하던 일본 전자부품업계가 오랜 만에 활짝 웃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대표적인 전자부품업체 7개사의 올 상반기(4∼9월) 실적은 4개사가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특히 전체 회계연도(2005년)에는 총 6개사가 영업이익을 늘릴 것으로 전망돼 일 전자부품시장의 가격 하락이 바닥을 찍고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수출 휴대폰용 부품 재고 감소=상반기 중간 결산에서 7개사 합계 영업이익은 약 2250억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지만 2004년 하반기와 비교하면 11% 증가했다. 반기 이익이 직전 6개월보다 증가한 것은 지난 2003년 회계년도 하반기(10월∼2004년 3월) 이래 처음이다.
일 전자부품시장은 아테네 올림픽이 끝난 지난 해 가을 이후 가전제품의 수요 정체 현상의 영향을 받아 각 전자부품업체들의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그러나 올 상반기에는 제품의 재고 조정이 끝나고 가장 큰 고민거리였던 중국시장용 휴대폰 재고도 크게 감소돼 실적 호전으로 이어졌다.
<>주요 업체들 호조=TDK·알프스전기·닛토전공·닛폰전산 등 4개사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늘어났다. 무라타제작소는 연초 이익이 감소될 것으로 전망했으나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선방했다.
특히 하드디스크구동장치(HDD)용 모니터가 호조를 보인 닛폰전산, LCD용 광학필름 수주가 늘어난 닛토전공 등 2개사의 영업이익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높은 기술력과 시장 점유율을 확보해 가격 인하 압력에도 단가를 유지한 것이 이익 확대 배경으로 분석된다.
여름 이후 풀 생산 조업 상태였던 부품 공장도 늘어났다. TDK의 사와베 사장은 “디지털 가전 뿐만 아니라 PC용 부품도 호조를 보여 공장이 전면 가동됐다’면서 “연말까지 수주 증가세는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관련 업체 수익 감소=그러나 반도체 관련업체들은 수익이 감소했다. 가장 늦게 실적 발표한 롬은 영업이익이 36%나 감소했다. 반도체 소자 등에서 가격 경쟁이 치열해 당초 7%대를 예상했던 가격 하락율이 10%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전체 회계연도 실적 예상치도 15% 수익 감소로 하향 수정됐다.
롬의 매출 가운데 약 80%는 집적회로, 다이오드 등 반도체 사업이다.
비록 폭 넓은 가전 제품에 사용되지만 CD플레이어 등 기존 가전제품용 부품 비중이 여전히 높은 점을 볼 때 디지털 전환이 늦춰진 것이 가장 큰 이유로 지적되고 있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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