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텔레콤 제니스 리 CFO 인터뷰 “구조조정은 최후의 수단”
하나로텔레콤 구조조정의 핵인 제니스 리 재경부문장(CFO)은 지난 13일 전자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현재 진행중인 구조조정은 외자의 요구에 의한 것이 아니라 기업의 장기발전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으며 노조 측에 15% 명퇴와 성과급제 도입 등 수용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또 하나로텔레콤 창립 10주년과 두루넷 합병 원년을 맞는 내년 재도약을 시도하기 위해 연말까지 구조조정을 마무리하는 한편, 추가 인원감축은 없을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노조 측에서 구조조정은 최후의 수단이지만 회사 측은 목적인냥 행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구조조정은 최후의 수단이다. 내년에도 적자 면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다. 전사적인 경비절감을 했다. 이의 일환으로 임원들도 50%가 떠나는 어려운 결단을 했다. 직원의 도서구입비, 임원 회식비까지 경비절감을 했다. 이렇게 해도 어려운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하나로의 비용구조는 갑갑한 수준이다. 3분의 1이 감가상각이고 또 3분의 1이 네트워크 망 사용료다. 유동성 있게 가져갈 수 있는 비용이 나머지 3분의 1밖에 안 된다. 영업·마케팅 비용·인건비 등 나머지 3분의 1을 줄이지 않으면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15% 이상이 되면 추가 구조조정은 없다고 이미 노조에 통보했다. 현재 진행되는 명예퇴직 15%가 넘으면 더는 없을 것이다.
-우리사주 손실금을 보전하는 등 명예퇴직 프로그램이 파격적이라는 평가다.
▲직원들의 노고를 생각할 때 어려운 결정을 하고 떠나는 직원에게 회사가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어려움을 직원과 노조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노력을 기울여 경비를 절감하고 중장기적으로 성장 가능한 기업이 되기 위한 작업이다.
-노조는 외자의 투기 실현을 위해 조직을 슬림화하고, 구조조정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인원감축은 단기적 주가부양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하나로의 지속성장을 가능하기 위한 전략임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실적·내년 목표·중장기 계획을 봤을 때 이런 노력 없으면 지속발전 가능한 기업이 될 수 없다. 대주주들은 하나로의 지속발전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할 것이라 믿는다.
-명예퇴직안을 처음엔 25%로 제안했다가 15%로 줄었는데.
▲일부 자구노력이 들어가 있다. (제니스 리 전무는 인터뷰를 마친 후 추가 전화통화를 통해 이 부분을 정확히 설명했다) 하나로텔레콤 경영진의 명퇴 25%안은 목적이 아니라 전략적인 선택이었으며 15% 명퇴를 하되 성과급제를 도입하자는 제안을 했다. 현장에서 열심히 뛰는 영업직 사원에게는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과급제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노조에 성과급제 도입을 위한 TF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회사는 15% 명퇴안과 성과급제 도입 그 이후 추가 구조조정은 없다는 방침은 분명하다.
-정통부는 하나로텔레콤이 파업하면 두루넷 합병 심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인정한 바 있다.
▲두루넷 합병은 한시라도 빨리 이뤄져야 큰 투자를 하고 강력한 후발 사업자로 되살아날 수 있다. 정통부도 이를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두루넷 노조도 최근 성명을 발표했다. 두루넷 노조와 회사 측이 협상할 때 명퇴 등 인위적 구조조정은 하지 않겠다고 했으나 회사 측이 이를 어겼다고 주장했다.
▲두루넷은 슬림화해서 자구노력을 했다. 그러나 두루넷도 똑같이 명퇴 프로그램을 시행할 것이다. 오해의 소지가 있다. 고용안정에 대한 부분을 지난 2003년 하나로통신 노조와 경영진이 협의했다. 2003년과 2005년 말 경영상태는 다르다. 이런 협의를 했기 때문에 노조의 동의를 끌어내기 위해 19차례의 협의를 한 것이다. 2003년과 지금은 경영과 시장 상황이 다르다. 같은 논리가 두루넷에도 적용된다. 두루넷을 인수했던 상황과 1년 후에 경쟁 상황은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서 합병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심각한 경영상 이유는 경영진의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두루넷 직원에게도 똑같이 보여줄 것이다.
-두루넷 인수가 하나로텔레콤에 계륵은 아니었나. 지나치게 비싼 가격에 인수하지는 않았는가.
▲전략적 가치에 대한 판단이 있어야 한다. 재무·사업 측면에서 하나로에 장기적 관점에서 도움이 되냐 아니냐는 역사가 평가할 것이다. 2006년 망 통합을 통해서 약 500억원 정도의 경비절감 효과가 난다. 2007년까지 3600억원의 시너지를 끌어낼 수 있다. 하나로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파워콤 효과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파워콤이 위협으로 느낄 정도는 아니다. 두루넷과 망 통합 과정에서 절체가 있기 때문에 지금은 예측 가능한 수준이다. 업그레이드 된 브랜드 이미지로 두루넷과 통합에 나설 것이다. 마케팅 시너지도 날 수 있다고 본다. 한 달 정도 남았다. 생각했던 것보다 두루넷 고객들이 리스크는 있지만 고객 퀄리티는 높다. 1인당 매출액도 높고 로열티도 높다.
-브랜드도 하나로텔레콤을 통합할 것인가.
▲두루넷 브랜드도 하나로텔레콤으로 통합할 것이다.
-하나로텔레콤의 외자의 움직임에 대한 보도가 이어졌다. LG그룹과 SK텔레콤, MSO 등과 접촉하고 있다는 소문이다.
▲M&A에 대한 공식적 멘트를 할 수는 없다. 확실한 것은 LG·SK·MSO와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는 부분은 사실 무근이라는 점이다. 시장에서는 유무선 통합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에 M&A에 대한 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은 잘 알고 있다.
-대주주가 언젠가는 팔아야 하지 않나.
▲전략적 가치가 충분히 인정받고 어떤 사업자와 연계했을 때 강한 모습이 되느냐와 그렇지 않은 부분은 다르다. 전략적 가치를 인정받느냐 아니냐는 하늘과 땅 차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당장은 기업의 수익성 제고와 경쟁력 확보다. 쉽게 적대적 M&A 전략에 말리지 않겠다.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
-하나로텔레콤의 시장 전망에 대해 네거티브한 것은 사실이다. 시내전화도 6% 수준이고 초고속인터넷은 레드오션이다.
▲370만명의 고객은 대단한 기반이다. 합병을 마무리한 후에 370만 고객 기반으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게 다방면으로 노력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IPTV 등 상당히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 시장의 물결이 거꾸로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렇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코스트 리더십을 갖고 가는게 중요하다. 원가 경쟁력에서 유동성과 유연함을 가지고 가야 한다.
정통부의 정책 의지도 중요하다. CFO의 입장으로 봤을 때 효율적인 비대칭규제를 구현하는 방법은 시내전화 부분일 것이다. 시내전화 사선제를 도입하면 효율적인 비대칭 규제가 어느정도 실현될 것이다. 시내전화 진출 7∼8년이 지났는데 아직 점유율 6%에 머물러 있다. 이를 위해 시내전화 사선제라는 능동적인 규제를 도입해야 한다. 현재는 거의 독점 수준이다. 유효경쟁할 수 있는 체제가 마련되는 것이 시급하다.
온세통신·EPN 등 많은 후발 유선사업자가 법정관리에 있거나 법정관리 근처에 가 있다. 2위 사업자인 하나로텔레콤마저 어려움에 빠져 법정관리에 들어간다면 한국의 유선 통신시장은 붕괴할 것이다. 하나로가 경쟁력을 갖추도록 정책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외부에서는 하나로가 외자가 대주주이기 때문에 투자가 약하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하나로가 한국의 네트워크에 투자한 비용이 4조2000억원이다. 이런 사업자가 아직 흑자를 못 본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망 투자에 비해 수익이 없다면 어느 사업자가 투자를 적극적으로 할 수 있나. 경영진도 노력해야 하지만 정부의 비대칭규제 방침이 어느 정도 적극적인 부분이 필요하다. 올해 3200억원 투자했다. 매출의 20%를 넘는 투자를 하는 유선사업자가 없다. KT도 15% 수준이다.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일부 의견은 사실과 다르다. 올해 경영계획 목표(매출·당기순이익·에비타)를 모두 하향조정했지만 투자는 3000억원에서 3200억원으로 올렸다. 내년에도 3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자할 것이다.
-하나로텔레콤에 경영권 안정이 필요하다.
▲연말에는 구조조정도 일단락되고, 경영권 안정도 있을 것이다. 두루넷 합병으로 인해 일정 개편도 필요하기 때문에 모든 조치가 정리될 것이다.
-CFO로 취임한 지 1년 6개월이 지났는데 소감은.
▲경영진의 한 사람으로 조직의 문화를 리더들이 씨를 뿌리고 가꿔가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요즘처럼 느낀 적이 없었다. 경영진이 겸허한 마음으로 다가가야 한다. 변화와 혁신에 적응할 수 있는 적응력을 갖추고 기업 문화를 뿌리내려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후발사업자이기 때문에 창조적이고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이끌 수 있는 조직문화로 바꾸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KT의 변화는 어떻게 생각하나.
▲KT와 제살깎기 경쟁이 아니라 상생할 수 있는 경쟁이 돼야 한다. 외국은 협력할 부분은 협력하고 터놓고 얘기할 부분은 그렇게 한다.
-내년에는 어떤 사업기회가 있는가.
▲두루넷 가입자에 제공하는 음성 부문과 IPTV 부문 등에 기회가 있다. 새로운 서비스, 고객이 새로운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콜센터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하반기 서비스 응대율을 높이고 있으며 직접 영업하려고 한다. 전략적으로 이런 부분에 대해 대대적으로 개선하려 한다.
와이브로·MVNO 등 시장 기회가 창출된다고 판단되면 적극적 투자나, 전략적 제휴를 할 것이다. 내주부터 본격적으로 내년 시장 전략을 짤 것이다. 1월 1일부터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날 것이다.
2007년은 창업 10년이다. 2007년은 하나로텔레콤이 완전히 턴어라운드했다고 시장에서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내년이 상당히 중요하기 때문에 올해 경영진은 어려운 의사결정을 한 것이다. 창업 10년이 되는 2007년에는 제 2의 종합통신사업자로서 거듭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3대 전략 사업부분은 디지털홈네트워크·IPTV·무선랜 등이다. 이 전략에 대한 방향은 서 있다. 구체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기로가 되는 것이 내년이다. 내년에는 확고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나로텔레콤 주주와 전자신문 독자에게 할 말이 있다면.
▲하나로텔레콤은 통신시장 발전을 위한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있다. 시장의 눈으로 지켜봐 달라.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