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게임전 `지스타 2005` 결산

국제 게임전 `지스타 2005` 결산

 정부 차원의 힘이 실린 첫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2005’에서 한국 게임업체들이 총 2억 달러 규모의 수출상담 실적을 올리는 등 풍성한 성과를 거뒀다.

특히 10일부터 13일까지 나흘간 열린 행사에 국내 외에서 연인원 15만명이 참관하는 등 대성황을 이뤄 당초 목표였던 세계 3대 게임전시회 진입은 규모면에선 이미 그 목표선을 달성했다는 평가다.

13일 지스타2005조직위원회(공동위원장 정동채·진대제)의 집계에 따르면 이번 지스타2005에 해외 33개국에서 80여개 업체 2000여명의 바이어가 방한해 국내 업체들과 총 600여건의 수출상담을 진행했다. 상담 액수는 지난해 국산게임 해외수출액의 절반에 가까운 무려 2억 달러에 달했다.

일렉트로닉아츠(EA), 소니온라인엔터테인먼트(SOE), THQ, 유비소프트, 디즈니, 아이도스, 아시아소프트, 오렌지 등 각 대륙을 대표하는 개발·퍼브리싱업체들이 총출동해 엔씨소프트, 넥슨, 그라비티, 웹젠, SK텔레콤 등 국내 주요 온라인 및 모바일게임업체들과 연쇄 미팅을 전개한 결과다.

국내외 기업간 제휴 및 서비스 협력계약도 잇따랐다. 한빛소프트, NHN, 고페츠 등은 ‘지스타2005’ 기간중 상담에서 한발 더 나아가 최종 수출계약까지 성사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서울산업통상진흥원(대표 권오남)이 주축이된 한국 공동관으로 참가한 국내 온라인·모바일게임 19개 업체도 미주· 유럽 바이어들과 활발한 상담을 벌여 총 1000만 달러 규모의 상담을 진행했다.

정문경 지스타2005조직위원회 사무국장은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가진 국내 게임업체의 온라인게임 신작이 대거 소개됨으로써 원년 답지 않은 세계시장의 주목을 받은 것 같다”며 “상담실적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실질적인 수출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내외 20개국 156개 업체가 참여한 지스타에는 수백종의 첫공개 신작을 비롯해 2000여가지의 수준 높은 게임이 관람객들을 연일 사로잡으며 ‘동북아 게임시장 허브’의 중추 전시회로서 성장가능성을 분명히 입증해보였다.

온라인게임 세계 최강국인 한국이 다른 해외전시회와 달리 온라인게임으로 특화시킨 매머드급 전시회를 갖게 됐다는 점이 출범 원년의 의미를 더 크게 만들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지스타’가 국제적 위상을 확고히하며 매년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국제 행사에 걸맞는 전시서비스, 운영 방식 등이 갖춰져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첫 해에서 보여진 아쉬운 점과 경험부족에서 온 개선 사항은 차기 행사 준비기간에 집중적으로 개선방향을 찾아나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스타2005조직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정동채 문화부장관과 진대제 정통부장관은 홍기화 KOTRA 사장을 차기 조직위원장으로 추대키로 했다.

[인터뷰]그라비티호 이끄는 류일영 회장

“소프트뱅크 계열 글로벌 게임기업으로서의 진가를 내년 자스닥 상장으로 입증해보이겠습니다.”

지난 8월부터 그라비티 호를 이끌고 있는 류일영(36) 회장 겸 대표가 두달여만에 공식 석상에서 자스닥 상장계획을 밝히며 새로운 도약을 선언했다. 지난 11일 ‘지스타2005’ 무대에서 였다.

그라비티가 자스닥에 상장하면,한국에서 출발한 게임기업으로서 나스닥과 자스닥에 동시 상장하는 첫 사례가 된다.

  류 회장은 “차기작 ‘라그나로크2’, ‘레퀴엠’ 등이 안정궤도에 진입하면, 글로벌 게임기업으로서의 입지가 더욱 확고하게 될 것”이라며 “자체 개발, 글로벌서비스, 퍼블리싱 등 3개 사업축을 모두 조화롭게 키우는 것이 당면 과제”라고 말했다.

  또 최근 ‘라그나로크2’와 ‘레퀴엠’의 국내 퍼블리싱을 CJ인터넷에 맡긴 것과 관련, “분명히 공동 서비스를 하겠다는 것이었지, CJ인터넷에 국내서비스 전권을 모두 넘겨준 것은 절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소프트뱅크 계열사인 일본 겅호온라인엔터테인먼트와의 합병에 대해서도 “합병이 구체화되고 있다면 회장직을 맡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최근 온라인게임 ‘타임앤테일즈’ 글로벌 판권을 확보하는 등 신규 사업도 의욕적으로 진행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국적을 가진 류 회장은 일본에서 대부분 성장기를 보냈다 뿐이지 분명한 한국인이다. 그는 “한국에서 출발해, 한국에 적을 두고 있으며, 한국인이 대표인 회사가 자스닥에 상장하는 걸 반가운 일로 여기고 밀어 달라”고도 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