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모바일 와이맥스’와 ‘고속패킷접속(HSPA)’ 간 세몰이가 한창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부산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KT와 삼성전자가 ‘IEEE802.16e’의 국내 표준인 ‘와이브로’ 홍보에 적극적인 가운데, 홍콩에서 열리는 ‘3G 월드콩그레스 2005’에서도 양 진영 간 일진일퇴의 치열한 공방전이 전개되고 있다.
15일 개막에 앞서 기자회견을 개최한 지멘스는 세계 최초로 고속상향패킷전송(HSUPA) 장비를 시연했다. 오는 2007년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이 기술은 그동안 고속패킷접속(HSPA) 상용화의 걸림돌로 작용해오던 고속 상향 전송 기술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것이다.
이날 지멘스는 칵테일 쇼를 동영상으로 촬영, 전송하면서 상향 패킷 전송속도를 1Mbps까지 늘려 시연했다. 그동안 고속하향패킷접속(HSPDA) 기술에서 구현할 수 있는 상향 패킷 전송속도는 384kbps에 불과했다. 특히 이날 시연에서는 e메일 등 다른 데이터를 전송할 경우, 자동으로 각각 전송 속도를 조절, 동영상 전송 품질을 제어할 수 있는 기술까지 선보였다.
노텔도 16일 이번 전시회에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을 겨냥해 ‘모바일 와이맥스’ 시스템을 처음으로 선보인다. 특히 노텔이 선보이는 와이맥스 시스템은 한국 내 합작법인인 LG-노텔을 통해 한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와이브로 친화적 제품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외에도 루슨트·모토로라·화웨이 등 다국적 장비업체들도 관련 제품을 대거 출시,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 수준을 알리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크리스토프 카젤리츠 지멘스 모바일네트워크 부문 사장은 “앞으로 2∼3년 이내에 기존 유선부문에서 광대역 서비스인 DSL을 와이맥스와 HSDPA 기술이 대체할 것”이라며 “향후 두 기술 간 치열한 주도권 경쟁이 전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통신업체 관계자도 “내년에는 국내에서 와이브로와 HSDPA(WCDMA) 간 상용 서비스 경쟁이 예상된다”며 “진화를 계속하고 있는 2가지 기술 경쟁은 한국 통신 시장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콩=홍기범기자@전자신문, kbh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