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정보통신 발전의 산 증인이라 할 수 있는 한국통신학회가 18일로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사람에 비유하자면 ‘뜻을 세운다’는 의미의 ‘이립(而立)’에 해당되는 나이다. 한국통신학회는 지난해 말, 국내 정보통신 분야에서는 처음으로 미국 ‘IEEE ComSoc’의 ‘국제논문인용섹인(SCI)’으로 공식 지정되면서 지난 30년간 펼쳐온 학술 활동의 결실을 맺었다.
◇통신산업 발전 궤적을 함께=한국통신학회는 정보통신 영역이 산업의 한 분류로 인식되기 시작한 74년 대한전자공학회에서 분리·창립돼 정보처리 분야의 한국정보과학회와 함께 정보통신 산업 분야의 양대 축을 형성해왔다. 90년대 들어 인터넷의 개화, 교환기 개발 국책사업, 초고속국가망사업, CDMA 독자기술 개발사업 등 국내 통신산업사의 굵직한 사건들과 궤적의 중심에 있었다. 표준화 논쟁이나 신기술 도입 등에 필요한 학술활동을 통해 산업화의 밑거름이 돼준 것이다.
◇양승택에서 이대영까지=중흥기에 접어든 91, 92년 양승택 회장(전 정보통신부 장관) 시절에는 처음으로 국제행사를 유치했다. 당시 서울에서 열린 ‘제1회 CDMA 국제 세미나’는 아태지역 통신 전문가들이 모여 한국이 장차 통신강국으로 부상할 것임을 예고한 자리였다. 이 행사는 올해로 9회째를 맞았다.
국내 통신산업이 꽃을 피웠던 95, 96년 박한규 회장(연세대 교수) 때부터 전용 사무실을 확보하여 보다 안정적인 활동을 벌일 수 있는 조건을 갖추게 됐다. 국내 최고 권위의 LG학술상도 이때 만들어졌다. 99년 이대영 회장(경희대 교수)때는 국제논문지를 처음 창간하는 결실을 맺었다. 이 회장은 당시 국내 교수 중 국제학술 활동 분야의 대가로 꼽히던 이병기 교수(서울대)와 함께 ‘JCN(저널 오브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라는 논문지를 만들었다. 이 노력은 이후 지난해 학회지가 국내 논문 인용 섹인으로 공식 채택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다시 10년, 국제활동 강화 초점=학회는 올해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일을 성사시켰다. 김정식 대덕전자 회장이 정보통신 분야의 학문연구와 기술개발 및 발전을 위해 설립한 ‘해동과학문화재단’을 통해 새 학술상인 ‘해동상’을 만든 것. 첫 수상자로는 홍대식 교수(연세대) 등이 영예를 안게됐다. 한국통신학회는 18∼19일 양일간 서울 조선호텔과 서울대 신공학관에서 창립 30주년 기념식 및 정기총회, 추계종합학술대회를 열 예정이다. 학회는 이 자리에서 △JCN을 통한 학술활동의 국제화 △확회 재정 규모 확대 △학술논무의 정보화 △광대역통합망(BcN)시대에 맞는 학술 활동 등 오는 2015년까지의 활동 방향을 알릴 계획이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