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콘텐츠 사업자들 `직판` 가속화

전세계적으로 휴대폰에 사용되는 음악(링톤)시장규모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의 판매를 둘러싼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이하 이통사업자)와 모바일 콘텐츠 사업자들의 신경전이 거세지고 있다.

콘텐츠업체들이 시장확대에 따라 이통사업자를 거치지 않고 인터넷 포털을 통해 소비자들과 콘텐츠 판매 직거래를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속 무선 네트워크를 개발하는 데 대거 투자해 온 이통사업자들은 콘텐츠를 중개하고 과금을 해주는 대가로 콘텐츠 업체들에게 받는 비용이 상당하기 때문에 이를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통사업자들은 콘텐츠 사업자들로부터 제공되는 콘텐츠의 품질은 물론 보안에 대해 통제권을 잃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콘텐츠 직접 판매 시도 늘어=아직 미국에서 휴대폰으로 다운로드되는 대부분의 모바일 콘텐츠는 이동통신사업자 자체 포털 사이트에서 제공된다. 버라이존 와이어리스·싱귤러·스프린트 넥스텔 등은 개별 콘텐츠 사업자들과 계약을 체결해 이 콘텐츠를 휴대폰 화면에 잘 보이도록 사용하기 쉬운 메뉴로 제공한다. 이동통신 가입자들은 이 메뉴를 검색해 그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구입하고 서비스 사업자의 과금 시스템을 통해 바로 결제한다.

영국에서 콘텐츠 사업자들을 이통사업자의 과금 시스템에 통합하도록 지원하는 업체인 밴고(Bango)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 휴대폰 가입자는 1억8000만명에 달하지만 현재는 약 7400만명만이 휴대폰으로 콘텐츠를 구입한다. 나머지 1억600만명은 휴대폰을 전화 용도로만 사용하지만 언젠가는 모바일 콘텐츠를 이용할 것이다.

이 때문에 콘텐츠 사업자들 사이에서는 그들의 콘텐츠를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하려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

<>콘텐츠 둘러싼 동상이몽=콘텐츠 업체들은 대개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들의 포털을 통해 발생하는 매출의 25∼30%를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들에게 지불하지만, 일부는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를 거치지 않는 방법을 고려 중이다. 이렇게 될 경우 소비자들은 모바일 콘텐츠를 이통사업자의 포털 대신 콘텐츠 업체들의 모바일 포털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뉴스코프는 모바일 콘텐츠를 더 타임스와 선지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영국의 잼스터의 벨소리 ‘크레이지 프로그(미친 개구리)’는 유럽에서 영국 싱글 앨범 차트 1위를 기록한 ‘액셀 F’보다 인기가 높다. 이 벨소리는 특정 이동통신 사업자뿐 아니라 잼스터가 여러 인스턴트 메신저 창과 인터넷 사이트 및 TV에서 벌인 광고를 통해서도 널리 알려졌다.

영국의 인기 리얼리티 쇼 ‘빅 브라더’ 제작사인 ‘채널 4 뉴 미디어’는 지난 5월 ‘빅 브라더 6’ 시작과 함께 모바일 포털을 오픈해 성공을 거뒀다. 이 회사는 1300종 이상의 서로 다른 휴대용 기기가 각 기기용으로 특별히 포맷된 모바일 콘텐츠를 이용하도록 제공한다. 미국에서는 MTV와 그 하위 채널인 코메디 센트랄이 이달 초 마더로드닷컴(Motherload.com)이라는 웹 사이트를 개설해 콘텐츠를 직접 제공한다.

싱귤러 같은 이통사업자들은 이미 그들의 망을 개방하기 시작했으나 버라이존 와이어리스는 가입자들이 자사 포털 밖에서 콘텐츠에 접속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이 회사는 그들이 인증한 콘텐츠에 대해서만 접근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버라이존은 모든 연령에 적합한 콘텐츠에 대해서만 접근을 허용하고 모바일 콘텐츠 사이트가 바이러스와 웜에 안전하다는 것을 인증할 계획이다. 버라이존은 이러한 조건이 하나라도 침해될 경우 콘텐츠 제공을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과금=콘텐츠 사업자들이 부딪히는 가장 큰 문제는 과금이다. 콘텐츠 사업자들이 별도의 과금 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쉽지 않으며, 페이팔과 같은 소액 과금 시스템은 직접적인 월별 과금과 비교할 때 효율적이지 않다.

레이 앤더슨 밴고 최고경영자(CEO)는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AOL이 그랬던 것처럼 결국 콘텐츠에 대한 장악력을 잃게 될 것”이라며 “콘텐츠 사업자들은 포털을 우회해 그들의 브랜드로 고객과 직접 상호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소영기자@전자신문, s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