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김쌍수 LG전자 부회장은 대한민국 전자업계를 이끌어가는 쌍두마차다. 그들이 내놓는 경제 진단은 우리나라 경제·정치 상황은 물론이고 세계 가전업계의 전략과도 밀접하다. 윤종용·김쌍수 부회장의 입을 통해 올해와 내년을 가늠해 본다.
윤종용 부회장과 김쌍수 부회장은 올해 ‘위기’와 ‘비상’을 틈만 나면 거론했다. 서울대 강의를 포함한 경제인단체 초청 강연, 법조계 초청 강연, 언론 및 애널리스트와의 대화에서도 수시로 이 말을 인용할 만큼 이들에게 올해는 ‘비상’이자 ‘위기’였다. ‘위기·비상’은 이제 일상적 경영 화두가 됐다.
윤 부회장은 “경영자는 ‘우리 조직은 내일이라도 당장 망할 수 있다’는 위기 의식으로 항상 긴장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김 부회장에게 오늘은 ‘이제는 빠른 실행(fast execution)이 요구’되는 시기다. 그에게는 “그만큼 우리(LG전자)가 갈 길이 바쁘기 때문”이다.
이들이 비상·위기 경영을 거론한 것은 바로 환율과 유가 때문이다. 두 CEO가 바라보는 내년도 환율과 유가는 비관적이다. 두 회사는 내년도 경영 전략에 내부적으로 환율은 1000원대 미만으로, 유가는 두바이산 기준으로 60달러 이상으로 반영했다. 미국과 중국의 금리 변동, 부동산 경기 침체, 석유 국가 자원화 등의 현상은 수출에서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김 부회장은 “경영 현장의 봄을 맞이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우회적으로 비상 경영을 지속할 것임을 암시하기도 했다.
해법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전략 지역 및 사업 다각화다. 삼성은 90% 이상, LG는 80% 이상의 매출이 글로벌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다. 두 CEO는 국내보다는 해외 시장에서 승부수를 던질 것임을 밝히고 있어, 두 기업의 국내 시장 투자와 국내 경기 활성화로 이어지는 해법을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두 회사는 공교롭게도 2010년 목표가 ‘글로벌 톱 3’로 일치한다. 목표가 같기 때문에 이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밖에 없다. 현지 밀착형 시장 전략을 구사하며, 현지 소비자 마음을 읽는 신제품 개발에도 매진할 것임을 두 CEO는 밝히고 있다.
방법론으로는 스피드 경영을 꼽았다. 윤 부회장은 올 9월 언론을 통해 “자원과 프로세스의 유기적인 관계, 혁신의 연속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피드 경영을 위해서 ‘현장에서 질문과 답이 나오는’ 현장 경영을 강조했다. 김 부회장도 11월 CEO 메시지를 통해 “스피드 경영은 경제 속도를 지키는 것”이며 “경제 속도를 찾아 이를 지켜가면서, 그 일의 속도가 빨라질 수 있도록 역량을 높이고 환경을 재구축하는 작업”이라고 스피드 경영을 규정했다.
김상룡기자@전자신문, sr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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