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업계의 뉴스메이커인 구글이 경쟁사와 우수 대학으로부터 이공계 IT전문인력을 집중적으로 영입하면서 업계 전문인력을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떠올랐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24일 구글이 지난해 8월 기업공개를 실시한 이후 높은 연봉과 제한부 주식을 내세워 엔지니어들을 대거 흡수하면서 IT업계의 물고물리는 인재 확보전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AWSJ에 따르면 IPO 이후 사업영역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는 구글은 인재 채용 전담팀을 구성, 우수 인력 확보에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 하루 10명의 신규 직원을 채용하고 있으며 인재확보 업무를 담당하는 약300명 가량의 프리랜서 인력을 운용중이다.
<>1년여만에 직원 2배 가까이=구글이 인력 채용에 열을 올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8월 나스닥 상장 이후다. 당시 이 회사 직원은 2600명 가량이었다. 6만명의 마이크로소프트, 15만명인 HP에 비해 비교되지 않는 숫자였다. 하지만 2004년 연말에는 3000명으로 늘고 다음해인 2005년 3월말에는 3500명, 6월말 4100명까지 늘어났으며 9월말 현재 정식 직원만 4989명으로 늘어났다. . 1년 새에 직원의 약 90%가 늘어난 셈이다.
구글이 인력 확충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빠른 시간 안에 경쟁사들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우수한 인력 확보가 필수 조건이라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서비스 특성 상 기술인력 확충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이 회사 엔지니어링 파트 앨런 유스타스 부사장은 “최고의 엔지니어는 평균적 인력보다 300배 가치있다. G메일이나 구글뉴스 같은 서비스도 한명의 직원으로부터 시작됐다”며 비범한 개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인재 확보만이 살 길=우수 인력을 채용하기 위해 구글은 미국의 상위권 대학을 공략했다. 이 회사는 올 가을 UC버클리의 전기공학 및 컴퓨터 과학 전공 학생 179명을 면접했다. 1년전 같은 기간에는 불과 10명의 학생들을 면접했었다. 이 대학 컴퓨터 공학과 지텐드라 말릭 교수는 “구글은 상당히 공격적이며 가장 비전있는 기업 중 하나다”고 말했다.
경쟁사에서도 우수 인력을 영입해 왔다. BEA시스템스의 아담 보스워스, 마이크로소프트의 카이푸 리, 이베이의 루이스 모니어, 인터넷의 아버지인 MCI의 빈튼서프 등이 경쟁사에서 구글로 옮겨온 인물들이다. 특히 카이푸 리의 경우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소송까지 불사하고 있다. 이베이측은 올초부터 10∼20명의 기술자를 구글에 뺴앗겼다고 주장했다.
◇<>높은 연봉과 제한부 주식 제공=인재들이 구글행을 잇따라 선택하는 것은 구글의 성장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점도 작용했겠지만, 높은 연봉과 주식 제공이 실질적인 이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글은 새로 합류하는 직원들에게 ‘구글 스톡 유닛’이라는 ‘제한부 주식’을 대량 제공했다. 주가가 특정 가격 이하로 떨어지면 가치가 없는 스톡옵션과 달리 제한부 주식은 근무 연한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것으로 항상 가치를 유지한다. 경영자의 성과가 아닌 근무 연한에 따라 지급하는 보수여서 연봉을 높이는 효과도 낼 수 있다. 구글은 제한부 주식을 올초 모든 신입 직원에게 부여했다.
◇<>물고 물리는 인재 확보전쟁=경쟁사 인력 빼오기는 구글만의 일은 아니다. MS는 야후로부터 연구소장급을 끌어왔고, 야후는 아마존과 IBM으로부터 고급 연구 인력을 빼오는 등 공격적으로 연구인력을 보강했다. 실제 기술 분야 채용 전문 업체인 다이스닷컴에 게재된 구인구직자 수는 2003년 10월 이래 2배가 늘어 7만7600명을 기록했다. 기술 컨설턴트 평균 연봉도 2005년 상반기 6.2% 올라 8만7100달러를 형성하고 있다.
인터넷 서비스가 발전할수록 우수 인력의 필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며 이에 따른 인재확보 전쟁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