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콘텐츠포럼]에듀테인먼트가 블루오션

[문화콘텐츠포럼]에듀테인먼트가 블루오션

 최근 5년간 우리 문화콘텐츠 산업은 급성장해 왔다. 이 가운데 에듀테인먼트는 올해 들어 범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는 평생학습 사회 실현정책의 핵심 콘텐츠로 자리매김하면서 신성장 동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디지털 기반의 에듀테인먼트 산업은 80년대 중반 미국의 보이저·에드마크·브러더번드 같은 소프트웨어의 선구자들로부터 시작됐다. 90년대 초반부터 97년까지 이어지는 에듀테인먼트의 황금기에는 교육용 소프트웨어 개발사뿐 아니라 출판·영화·방송 등의 다양한 미디어 기업이 참여하게 된다. 아동의 흥미를 자아내는 창작도구, 조작에 따라 움직이며 반응하는 동화책, 사고력 증진게임, 지리와 역사를 탐구하는 어드벤처 게임 등이 90년대 중반까지 미국을 중심으로 개발되며 세계시장을 형성했다.

 그러나 인터넷의 활성화는 1997년부터 에듀테인먼트 업계의 판도를 완전히 뒤바꿔 놨다. 9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자본 및 인력 시장이 인터넷 산업을 중심으로 급격하게 재편됐고 이 과정에서 멀티미디어 CD롬 기반의 에듀테인먼트 산업은 침체 일로를 걷게 된다.

 우리나라처럼 인터넷 광대역망의 급속한 보급이 이루어지지 않은 미국을 중심으로 2003년부터 ‘스마트토이’가 새로운 에듀테인먼트 시장을 형성하지만 그 수준이 아날로그 책의 읽기 편의성을 높이는 단순한 전자적 장치에 불과하다. 콘솔게임으로의 접근도 시작되고 있으나 아직은 전문 개발사가 없어 개척 단계에 머물고 있다.

 국내 에듀테인먼트 산업은 1992년부터 2000년까지 CD롬 타이틀을 중심으로 발전하다가 2001년부터 그 기반을 인터넷으로 옮겼다. 인터넷의 확산은 학습혁명을 주도하는 중요한 요인이 됐다. CD롬 타이틀이 주류를 이룰 때는 미국의 개발방식을 뒤따라갔지만 인터넷으로 무대를 옮기면서 독자적인 경험과 개발역량, 마케팅 기법을 축적하게 된다.

 기존 CD롬 타이틀과 비교해 30∼40배 분량의 콘텐츠를 탑재한 방대한 웹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이를 코스웨어화하고 체계적인 회원관리 기능을 강화했다. 이는 세계 어느 나라도 시도하지 않았고 모방하지도 못하는 것이다. 또 개별 모듈 콘텐츠 외에 아바타, 캐릭터 육성, 홈페이지 꾸미기 등 회원동기관리 메커니즘을 도입해 오프라인 상황에서는 구현할 수 없는 에듀테인먼트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에듀테인먼트 산업은 10년의 역사가 있으나 아직은 기업 규모가 영세하고 콘텐츠개발방법론이나 제작프로세스가 표준화돼 있지 않다. 또 에듀테인먼트 콘텐츠의 필수 구성요소인 동기부여, 상호 작용성, 집중도, 피드백이 구비된 콘텐츠와 교육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콘텐츠가 얼마 되지 않아 수요자의 눈높이를 맞춰 주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나 기존 온라인 에듀테인먼트를 리모델링한 새로운 온라인 에듀테인먼트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온라인 에듀테인먼트에 대한 일반인의 인지도가 폭 넓게 형성돼 가는 현상이 있다. 온라인 에듀테인먼트는 일반인에게 언제 어디서나 학습할 수 있는 시공간의 융통성과 현실에서의 복잡한 문제 해결력, 전 세계에 흩어진 학습자들과 협력하면서 새로운 지식을 구축하는 놀라운 기회를 제공한다. 미래 유비쿼터스 학습시대가 도래하면 에듀테인먼트가 학습콘텐츠를 대체할 것이라는 예측도 많다.

 에듀테인먼트는 해외 인터넷 인프라가 개선되면 앞선 경험과 개발 능력을 무기로 수출하기에 손색없는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또 국내 에듀테인먼트 업계에서 최근 활성화되고 있는 원소스멀티유스 전략에 따라 온라인 콘텐츠의 전자책·DVD·콘솔용 게임 등의 전환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어 오프라인 상품으로의 해외진출도 모색할 단계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무한한 수출 잠재력이 있는 에듀테인먼트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먼저 국내시장의 활성화가 급선무다. 에듀테인먼트 분야를 선도할 수 있는 스타기업이 탄생할 수 있도록 개발프로세스의 표준화 작업과 전문 인력 양성을 통해 생산성과 질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나아가 콘텐츠 컨버전스로 탄생한 새로운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산업의 저변을 확대하고, 개별적인 에듀테인먼트 스타프로젝트에 대한 정책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명진 한국교육정보진흥협회 회장 mjcho@kef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