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업체 창업주들 해외시장 개척에 사활 걸었다

국내 게임산업을 세계 정상에 올려놓은 주요 게임업체 창업주들이 잇따라 해외사업에 ‘올인’하고 나섰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NHN·엔씨소프트·넥슨·엠게임·네오위즈 등 업계를 이끌고 있는 유력 게임업체 창업주 겸 최고경영자(CEO)들이 앞다퉈 해외시장 야전사령관을 자임, 맹활약하고 있다.

 최근 1∼2년 사이 국내 대형업체가 해외로 잇따라 넘어간 상황에서 이들의 비전과 노력은 단순히 ‘국내시장은 좁다’라는 말로는 해석이 충분하지 않은 그 무엇인가를 담고 있다.

◇NHN·넥슨 아시아제국 건설= 온라인게임에 관한한 넥슨은 한·중·일 3개국에서 어느 누구도 얕보지 못할 제국을 구축하고 있다. 넥슨 창업주인 김정주 사장은 그래도 여전히 ‘배 고프다’는 듯 중국과 일본시장을 휘젖고 다닌다.

 중국에서 ‘비엔비’,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로 잇따라 성공신화를 써 나가고 있고, 일본에선 ‘넥슨재팬’의 폭발적인 엔진 소리가 요란하다.

 김정주 사장은 “태평성가를 부를 때가 아니다”라며 “2∼3년뒤 일본 메이저업체를 먹지 않으면 먹히고 말것”이라고 하는 데서 비장함마저 묻어난다.

 ‘한게임’으로 일본 게임포털과 한국 게임포털시장을 제패한 NHN의 공동창업주인 김범수 글로벌 대표는 요즘 미국시장 개척에 사활을 걸었다. 이미 한번의 쓰라린 실패를 맛본 곳이기 때문에, CEO가 직접 나서지 않으면 안될 만큼 중요한 승부처이기도 하다. 북미시장에 몸을 던진 김 사장의 속마음은 어쩌면, 한국시장에 치고 들어오려는 구글의 텃새를 본토에서부터 꺾어보려는 승부욕으로 가득차 있다.

◇중견 업체의 도전= 손승철 엠게임 창업주는 1년여전 전문경영인인 박영수 현 대표에게 국내사업 전권을 맡긴 뒤 모든 것이 안정궤도에 들어선 요즘 일본시장으로 떠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최근 일본 브로드밴드의 급속적인 확대, 게임포털의 성장성 입증 등이 엠게임의 일본시장 공략을 더이상 늦출 수 없게 만드는 요인이다.

 지난 5월 갑작스럽게 경영전면에 복귀한 뒤 다시 5개월 뒤 국내사업을 박진환 사장에게 넘긴 나성균 네오위즈 창업주 겸 사장도 해외사업 ‘총대’를 맸다. 법인만 만들어 놓은 일본, 생면부지의 미국시장에 대한 전략적 접근없이 국내에서의 가파른 성장을 뒷받침할 모멘텀이 없다는 인식에서다.

◇ 내년 해외사업 결실 본격화 예상=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도 북미,유럽, 중국, 일본 등 세계 각지에 퍼져 있는 사업장 및 개발스튜디오를 챙기느라 여념이 없다. 엠게임과 네오위즈의 일본 사업도 한층 더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게임산업이 21세기형 ‘노마드(유목민) 사업’으로 해외시장을 거침없이 헤쳐나가기 시작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