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3조원 투자하는 거 맞아?’
‘민영화 이후 최대 규모 투자’라는 수식어로 업계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은 KT가 ‘투자 진의’를 두고 도마 위에 올랐다. 본지 12월14일자 1면 참조
발단은 KT 측이 증권사 분석자들에게 최근 발표한 2006년 3조원 투자 계획을 설명하면서 “투자자(주주)와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전까지는 의미를 두지 말라”는 입장을 밝힌 것. 대부분 증권사에서는 이런 이유로 “정부 및 언론용이기 때문에 뭐라 코멘트하기가 난감하다”며 “특히 이번에 밝힌 수치는 시설투자(Cepex)만이 아닌 콘텐츠를 담고 있어서 분석하기가 더 난감하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우선, 3조원 투자의 진의 여부다. 증권가에서는 KT 측 설명처럼 ‘주주총회를 통한 사업계획 승인’ 절차가 남아있지만, 승인받는다 해도 실제 내년 회계상 기록되는 숫자가 3조원과 맞아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예산만큼의 장비를 발주하더라도 장비가 실제 구매되고, 비용이 지출되는 시점은 다음 해로 이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올해도 KT 측은 2조5000억원 투자를 밝혔지만, 분석자 쪽에서는 회계상 투자 규모가 2조2000억원을 밑돌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3조원 투자 역시 2007년으로 이월되는 물량 규모를 고려해야 실제 투자 규모가 산정될 것이란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실제 집행되는 투자비(시설기준)를 기준으로 내년 KT의 투자 규모를 2조3000억 정도로 예상했으나, 이번 발표 이후 2000억∼3000억원 정도 늘어난 2조5000억원 전후로 추정하고 있다.
시설투자 기준이 아닌 콘텐츠를 포함한 투자 계획, 그리고 신규 투자와 기존 투자가 명확지 않다는 점도 이번 KT 투자 전략을 모호하게 하는 요인이다. IPTV에 투자하는 3000억원 중 2500억원은 댁내가입자망(FTTH) 투자인데, 이는 기존 망 업그레이드로 볼 수 있다. 또 콘텐츠 분야의 770억원 투자도, 실제 집행 여부는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게 중론이다.
이영주 애널리스트(동부증권)는 “KT가 밝힌 3조원이 내년에 모두 집행될지는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는 일”이라며 “다만 KT가 중장기적인 관점을 갖고 네트워크뿐만 아니라 콘텐츠나 와이브로와 같은 신규사업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만은 분명히 읽힌다”고 분석했다. 장비업계의 한 관계자 역시 “CEO의 약속사항인 만큼 KT가 순수하게 3조원을 투자할 것으로 믿고 있다”면서 “내년 이맘때쯤 그 이상 투자했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KT의 연간 현금보유 능력은 1조2000억원 전후로 KT가 작년과 동일한 수준의 배당을 결정할 경우 6000억여 원이 소요된다. 증권계에서는 KTF로부터 받은 CB 전환금 2700억원의 여유자금을 확보했으나, 배당 및 투자 증액을 고려할 때 내년 한 해 KT의 긴축경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