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1억대 신화 그 이후

김원석

 15일 애니콜 신화의 산실로 불리는 구미사업장. 1억 번째 애니콜이 생산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직원들의 환호성이 터졌다. 꿈에 그리던 연 1억대 생산 목표가 현실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드디어 연간 휴대폰 1억대 생산 시대를 열었다.

 한강의 기적이 국내 정보통신 산업계에도 드디어 실현된 셈이다. 이번 결과는 또한 한국산 제품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시킬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됐다는 측면에서도 의의가 크다.

 삼성 애니콜이 1억대 판매라는 신화를 만든 데는 험난한 산을 오르면서 ‘한국 지형에 강하다’라는 애니콜 휴대폰의 성능을 입증했던 수많은 직원의 땀으로 인한 결실이다. 또 디지털카메라, MP3P 등 디지털 컨버전스를 통해 ‘월드베스트, 월드퍼스트’ 상품을 만든 이기태 정보통신총괄 사장과 직원들의 노력의 결과이기도 하다.

 ‘애니콜 신화’의 주역인 이 사장은 이제 성공의 정점에 서 있다. 이 사장은 애니콜을 프리미엄 브랜드로 육성했고, 휴대폰 1억대 판매라는 양과 질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삼성전자는 또 4세대 이동통신을 비롯해 와이브로와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서비스 등 차세대 기술 개발을 통해 미래시장 선점에 나서는 등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샴페인을 터뜨리기에는 아직 이르다. 이 사장에게는 이제 세계 톱1 달성이라는 또 다른 과제가 던져졌다. 내년 세계 휴대폰 시장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치열한 가격경쟁이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1위 노키아가 중저가 단말기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고, 항공모함으로 불리던 모토로라도 에드워드 잰더 회장 취임 이후 급성장을 보이면서 삼성전자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중저가 시장에 언제 진출합니까?’ 요즘 이 사장이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란다. 내년 휴대폰 시장의 최대 승부처가 될 중저가 단말기 시장에서 양과 질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이 사장의 새로운 행보가 주목된다.

IT산업부·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