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IT산업은 세계가 놀랄 정도로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1999년 이후 연평균 17.7%의 고성장을 지속하며 IMF 위기 극복의 선봉장 역할은 물론이고 경제 재도약의 핵심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2004년 IT산업 성장률은 20.4%에 이르렀으며, 수출은 국내 총 수출액의 29.4%를 차지하여 우리나라 무역수지 흑자를 주도하면서 우리 경제의 중심축이자 성장 동력으로 확고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또 최근 두 달간은 IT수출이 연속으로 월간 최대치를 기록하여 각각 70억달러를 넘어서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정보통신 인프라 강국으로 부상함으로써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인구 100명당 23명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수는 단연 세계 최고며, 60.3%의 인터넷 이용률도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가 정보화 종합 순위에서도 2004년 7위에서 올해에는 스웨덴, 미국에 이어 3위에 등극했다. 특히 최근에는 ITU가 정보사회정상회의(WSIS)에서 한국을 디지털기회지수(DOI) 세계 1위로 발표함으로써 우리나라가 IT강국임을 다시 한 번 세계에 각인시킨 바 있다.
이러한 괄목할 만한 성장 뒤에는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뒤질 수 없다는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정부의 체계적인 정보화 기본체계의 수립과 적극적인 추진, 국민의 높은 디지털 마인드, IT인프라 구축에 적합한 주거환경 등이 성공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휴대폰·LCD의 3대 품목에 대한 수출 비중이 약 70%에 이르는 등 특정 품목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심하고, IT부품 산업에 있어서는 구조적인 취약성을 보이고 있다. IT기술무역수지의 적자폭도 지속적으로 커하고 있는 등 미래를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최근 들어서는 우리나라에 대한 선진국의 견제도 더욱 강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국가와의 기술격차는 지속되고 있는 반면 후발국과의 기술격차는 점차 줄어들고 있으며, 중국을 중심으로 브릭스(BRICs) 등 경쟁 국가의 부상은 우리 IT산업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최근에는 IT패러다임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서비스·IT·문화를 주축으로 경제의 소프트화가 진전되고 있으며, IT·BT·NT 등 첨단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산업 내 혹은 산업 간 컨버전스와 유비쿼터스 사회의 도래는 필연적인 현상으로 다가왔다. IT기술은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서 있으며, 이를 둘러싼 세계 각국의 경쟁도 더욱 가속되고 있어 세계 최고, 세계 최초만이 생존할 수 있는 환경으로 바뀌고 있다.
그동안 별개의 산업으로 존재해온 산업 간의 융합화가 가속되어 신산업이 속출하고 있으며, 세계 경제의 글로벌화에 따라 IT산업의 글로벌화도 점점 심화되고 있다.
이 같은 배경에서 ‘IT839 전략’은 통신·방송 융합, 유무선 간의 융합과 새로운 개념의 컨버전스 제품의 등장 등 급변하고 있는 세계시장에서 5∼10년 후에 대비하여 캐시카우의 다변화와 IT산업의 선순환 구조 발전이라는 명제 하에 출발하였다. 정부를 중심으로 산·학·연 모두 함께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IT839 전략은 경쟁력 있는 제품개발을 통한 세계시장 선점과 수출확대, 원천기술을 통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도약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IT산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식을 기반으로 하는 현재 사회는, 다가오는 미래에는 지능 기반의 사회가 될 것이다. 그 중심에서 IT가 더욱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며 국가 전반의 인프라로서 그 역할 범위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IT기술의 경쟁력 확보와 IT산업의 재도약으로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의 조기 진입은 물론이고 선진화된 경제·사회와 정부를 앞당기고, 세계 속의 한국을 재인식시키고, ‘다이내믹 유비쿼터스 코리아(Dynamic Ubiquitous Korea)’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김태현 정보통신연구진흥원장 thkim@iita.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