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텔레콤의 경영진이 새해부터 뉴브리지캐피털로 대표되는 외국인 투자자 중심으로 개편된다. 국내 기간통신사업자 가운데 외국인이 경영 전면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나로텔레콤은 권순엽 대표이사가 오는 31일자로 사임하고 이 자리를 박병무 경영위원회 의장(뉴브리지캐피털 사장)이 내년 3월 주주총회때까지 겸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부사장에 SAP코리아 및 시벨코리아 지사장을 지낸 최승억씨를 내정하고 마케팅 부문장에도 외국인 전문가를 영입할 계획이다.
◇외자 전면에=하나로텔레콤은 내년 1월 1일 두루넷 합병을 기해 최소 3·4명의 외국인 임원을 영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고메즈 부사장, 제니스리 전무(CFO), 김남희 전무(HR부문장) 등 일부를 제외하고 대다수 임원이 교체될 것으로 알려지는 등 새해부터 신윤식 사장과 윤창번 사장체제에 이은 사실상 3기 경영진 체제가 꾸려지게 됐다. 국내 기간통신사업 분야에 외국자본이 1대 주주로 49%까지 투자한 사례는 있지만 이번 하나로텔레콤처럼 경영 전반에 직접 나서기는 처음이다. 하나로텔레콤의 경영진 변화는 외자가 직접 나서 수세적인 국면을 전환하고 인수합병에 대비, 실질적인 협상 주도권을 쥐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진로=하나로텔레콤 경영권을 장악한 외자 측이 당장 매각에 나설 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5년을 투자했던 제일은행처럼 2·3년을 두고 보면서 기업가치를 높이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즉, 외자가 직접 나서 수세적인 국면을 전환하고 인수합병에 대비, 실질적인 협상 주도권을 쥐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박병무 의장은 최근 간담회에서 “뉴브리지는 1·2년 단기적으로 털고 나가는 펀드와 다르다”고 강조한 바 있으며 2000억원대 투자를 동반하는 광랜 및 100Mbps급 VDSL을 경쟁도구로 삼겠다고 발표한 것도 매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될 수 있다.
한편 하나로텔레콤은 이날 100Mbps급 광랜 서비스 지역을 새해부터 춘천·강릉·상주·문경 등 소규모 22개 시·군 지역까지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하나로텔레콤의 광랜 커버리지는 33%에서 새해에는 60% 이상으로 늘어나게 된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 같은 광랜 투자발표 마저 ‘가입자 방어를 통해 인수합병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협상카드’란 인식이 지배적이다.
대우증권 김성훈 연구원은 “분명한 것은 하나로 외자 측이 1년 또는 그 이상의 호흡을 갖고 하나로텔레콤에 접근하는 것”이라며 “경영진 교체 및 광랜 투자 발표는 국면 전환의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