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의 신형 게임기 ‘X박스360’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는데도 전체 게임업계 매출은 오히려 감소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신형 게임기(HW)의 사양에 맞는 게임 타이틀이 나올 때까지 소비자들이 게임구매를 중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에 따르면 5년 주기로 찾아오는 MS와 소니의 게임기 세대교체를 맞아 내년도 게임업계가 생존과 도태의 갈림길에 들어설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게임업계 시련의 계절= 지난달 MS가 선보인 X박스360은 없어서 못팔 정도로 공전의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게임업계의 매출은 일제히 하락세에 들어서 지난달 미국의 게임시장은 전년동기대비 18%나 매출이 감소했다.
실제로 미국의 1, 2위 게임사인 일렉트릭아트(EA)와 액티비전은 이번 분기와 다음 분기의 실적이 목표치에 미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액티비전은 최근 게임판매 저하로 지난 11월 수익이 전년대비 54%나 하락했다고 밝힌 바 있다.
<>차세대 게임기 향방 불투명=미국 게임시장이 된 서리를 맞은 이유는 소비자들이 X박스360에 맞지 않는 구형 게임 타이틀을 더 이상 구입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MS에 맞서 소니도 내년에 플레이스테이션3를 출시하고 닌텐도가 레볼루션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차세대 게임기시장의 향방이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게임업체들은 어떤 회사의 차세대 게임기에 맞는 신제품을 전략적으로 개발해야 할지 혼선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도 비디오 게임업계는 차세대 게임기에 맞는 게임 타이틀을 먼저 내놓는 쪽이 승자가 되고 나머지는 도태되는 서바이벌 게임에 돌입할 전망이다.
<>승패 갈림길 시점= 5년전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2’를 선보였을 때도 대응시기를 놓친 어클레임 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결국 파산신청을 하는 등 게임기 세대교체는 언제나 게임업계의 판도변화를 몰고 왔다.
전문가들은 신형게임기의 보급초기에는 게임판매가 주춤하지만 1∼2년이 지나면 게임판매가 다시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아카디아 인베스트먼트의 존 테일러 애널리스트는 “게임 하드웨어의 교체를 계기로 내년도 게임시장에서 새로운 승자와 패자가 극명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X박스360의 인기폭발은 게임업계에 커다란 성장기회이자 위험요인을 동시에 던져준 셈이다. 이 신문은 MS의 신형 게임기 출시로 게임시장 전체가 휘청거리는 상황은 연매출 250억달러의 미국 게임업계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낸 사건이라고 분석했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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