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IT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올해 우리나라 정보통신 부문 성과는 여느 해보다 풍성했다.
인터넷가입자 수나 이용률 등 정보화 면에서 세계 정상 수준에 올랐다. 세계 처음으로 위성 및 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을 잇달아 선보이고, 초고속 휴대인터넷(와이브로)도 성공적으로 시연, 각국 정상들로부터 찬탄을 받았다. 유비쿼터스 서비스 구현을 위한 광대역통합망(BcN) 구축에도 본격 나섰다. 또 미국·일본·덴마크 등 선진국을 제치고 디지털기회지수(DOI)에서 1위를 차지, 향후 정보기술(IT) 강국의 잠재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가·환율 등 거시경제 불안요인, 내수 부진, 세계 IT경기 침체, 반도체·LCD가격 하락, PC생산 및 수출 급락 등 IT산업을 위협하는 요소도 상존했다.
◇국제 IT지수 세계 1위 부상=국제통신연합(ITU)의 디지털기회지수에서 우리나라는 홍콩(2위)·일본(3위)·미국(11위)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 IT수준이 평가됨과 동시에 잠재력이 가장 큰 국가로 인정받은 것이다. 국제 기술경쟁력 지수인 IMD의 국가경쟁력 지수 중 기술인프라 부문은 2003년 27위, 지난해 8위에 이어 올해 2위에 올랐다. 유엔의 전자정부 지수 역시 2003년 13위에 이어 지난해부터 2년 연속 5위를 기록했다.
◇정보화 세계 수준급 과시=지난 6월 현재 인터넷 이용자는 3257만명으로 전국민의 71.9%가 인터넷 이용자로 나타났다. 이는 세계 6위 수준이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수는 올해 말 1215만명에 육박, 지난해에 이어 세계 1위를 고수했다. 지난 98년 1만4000명이던 것이 2000년 387만명, 2002년 1041만명, 올해 말에는 1214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전자상거래 등 온라인 거래도 지속적으로 증가해 2003년 223조900억원에 이어 지난해 314조79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올해에는 상반기에만 171조1310억원에 달했다. 온라인증권거래비율도 2003년 60.3%에서 지난해는 77.1%로 증가했다. 또한 스팸메일이 2년 연속 50% 가량 감소하고 바이러스 피해건수도 큰 폭으로 감소하는 등 정보화 역기능이 완화되는 추세를 보였다.
◇생산은 소폭 증가=IT산업은 유가·환율 등 거시경제 불안요인이 상존하고 반도체·LCD가격 하락, 세계 IT경기 하락 등의 여파로 지난해에 비해 2.3% 증가한 231조1000억원에 그쳤다. 정보통신서비스 부문은 데이터 전송 및 방송서비스 매출증가 등으로 4.2% 성장했다. 정보통신기기 부문은 내수부진과 주요 품목 가격 하락으로 1.4% 성장에 머물렀다. 소프트웨어 부문은 공공 및 금융권 SI수요 증대로 6.1% 가량 성장했다.
IT수출은 지난해 29.9%의 성장세에 비해 대폭 둔화되기는 했지만 6.3% 가량 증가, 794억달러를 달성했다. 최대 교역국은 중국이었다. 대중국 수출은 지난해보다 26.5% 가량 증가한 227억달러를 기록했다. 수출비중은 31.7%로 사상 처음으로 30% 선을 넘어섰다. 다음으로는 EU가 17.6%로 미국을 제치고 2위 교역국의 지위를 차지했다. 중국·EU·미국 3대 교역권의 수출비중은 전체의 64.5%에 달했다.
◇통신서비스는 기고, 방송은 날다=유선통신사업자 매출은 지난해 13조5000억원에서 올해 13조6000억원(증가율 0.9%)에 그쳤다. 무선통신 매출액은 지난해 16조7000억원에서 올해 17조4000억원으로 4.2% 가량 소폭 증가했다. 유무선 공히 지배적사업자인 KT(-0.7%)와 SK텔레콤(-0.5%)의 시장점유율이 소폭 감소했다.
그러나 방송서비스 매출액은 2년 만에 두 자릿수 성장을 일궈냈다. 2003년 6조9000억원, 지난해 7조1000억원 규모에서 올해는 12.6% 증가한 8조원에 달했다. 스카이라이프·위성DMB 등 위성방송 매출액 증가가 주요 성장원인으로 분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해에는 와이브로 상용서비스, 위성 및 지상파DMB 활성화, 인터넷전화(VoIP) 서비스 본격화 등으로 통신과 방송시장의 동반 성장세가 예상된다. 해외 진출 역시 활성화될 전망이다.
박승정기자@전자신문, sj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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