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벤처캐피털(VC)의 투자 대상이 전자 기기를 만드는 신생업체로 옮겨가고 있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과거 벤처캐피털의 관심 밖이었던 소형 전자기기제조업체들이 최근 디지털 기기의 대중화에 힘입어 투자자들로부터 잇단 러브콜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같은 추세에 대해 디지털 기기를 활용하는 소비자의 수요확대와 이에따른 관련기업의 매출 및 순익 증가로 투자 가치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향후 디지털홈 트렌드가 이어지리란 점을 감안할 때 이같은 전자 기기에 대한 투자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됐다.
<>통방융합 추세에 관련 제품도 인기=실제로 캘리포니아 팰러앨토 소재 벤처 캐피털(VC)인 액셀 파트너스의 경우 지난해 새로이 투자한 12개 기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전자 기기 관련 기업들이다. 여기에 포함된 업체들은 대학생들이 즐겨 찾는 인기 온라인 커뮤니티 업체인 페이스북, 인터넷TV 서비스 업체인 브라이트코브 등이다.
방송수신 ‘슬링미디어’라는 업체는 2004년말 모비우스 벤처캐피털과 DCM-돌캐피털매니지먼트 등으로부터 115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 회사는 TV 방송을 인터넷이 연결된 PC에서 볼 수 있도록 해주는 기기를 만드는 업체다. 이 제품을 이용하면 여행이나 출장중에도 노트북을 이용해 그 지역에서 방송되지 않는 프로그램도 지방의 호텔에서 시청할 수 있다. 이 회사 제품인 ‘슬링박스’는 약 250달러로 전미 3500여개 유통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무선 디지털제어기=499달러짜리 ‘존플레이어’라는 제품을 판매중인 ‘소노스’사는 총 320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존플레이어는 사용자들이 집에서 디지털 음악을 틀어놓고 무선으로 이를 제어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기다.
<>투자자들 높은 급증=벤처캐피털이 전자기기 투자를 단행토록 한 데는 세계적인 IT 기업인 인텔의 영향이 컸다. 인텔은 2004년 CES에서 2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 ‘디지털홈’ 분야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미디어볼릭과 인텔론 등에 투자했다.
투자자들의 인식도 달라졌다. 저널에 따르면 대표적인 디지털 기기 업체인 팜컴퓨팅이 1990년대초 실리콘밸리에서 투자를 유치하려 했을 때 많은 벤처 캐피털들이 코웃음쳤다. 하지만 이제는 누구도 이같은 기기에 대한 투자를 결정할 때 웃지 않는다.
이달 초에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쇼인 CES 2006에는 투자가치있는 제품 및 기업을 찾기 위한 벤처 투자가들의 발길이 대거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간 동안 한 벤처 캐피털이 25명의 투자가를 초청, 벤처 회사의 동향과 신기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라고 저널이 전했다.
투자회사인 메이필드 펀드의 벤처 캐피털리스트 제니스 로버츠는 “전자 기기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베스트바이나 라디오샥 등 전자 관련 유통업체 관계자들과 대화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며, 때때로 기업 투자를 결정할 때 그 기업이 유망한지 유통업체의 조언을 받는 경우도 있다”고 털어놨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