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넷을 합병하고 새 출발한 하나로텔레콤이 2일 예상대로 신규임원 영입과 외국자본(외자)이 경영 전면에 나서는 것을 골자로 한 인사·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하나로는 특히 이번에 다국적기업 출신 임원들을 영입, 전진배치함으로써 그간 나돌았던 내·외자간 갈등을 원천봉쇄하는 동시에 외자 중심의 경영을 뒷받침하는 조직 및 임원 구성을 마무리했다.
우선 조직개편의 경우 기존 ‘4부문 3본부 12실 8지사 82팀’ 체제를 ‘2총괄 8본부 15실 8지사 85팀’으로 바꿨다.
2총괄은 사업총괄과 경영지원총괄로 기존 도미니크 A 고메즈 부사장(사업총괄부문장 부사장)과 제니스 리 부사장(재경부문장 전무)이 각각 맡았다. 이로써 박병무 의장(뉴브리지캐피탈코리아 사장)과 현 권순엽 대표가 CEO직을 둘러싸고 어떤 결론을 내든 실제 하나로텔레콤의 경영권은 외자측이 확실하게 틀어쥐게 됐다.
새로 임명된 임원은 최승억 부사장(유통본부장)·김진하부사장(기술본부장)·이기승 전무(영업본부장)·신규식 전무(기업영업본부장)·홍순만 전무(마케팅본부장)·박종환 전무(대외협력 및 경영전략본부장)·전상진 상무(커뮤니케이션실) 등 7인이다.
이 가운데 최승억 부사장과 홍순만 전무(2월 1일 발령 예정), 전상진 상무등은 다국적기업 출신이거나 해외파다. 각각 유통 및 마케팅,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맡는다는 점에서 철저하게 실적으로 평가받는 외국기업 문화 정착에 대한 외자측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특히 채널 중심 영업을 하는 다국적기업 출신의 최 부사장 등이 ‘한국식 영업 문화’가 지배하는 통신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규 임원 중에서는 기술본부를 맡게 된 김진하 부사장이 눈에 띈다. 데이콤 출신인 김 부사장은 하나로텔레콤 출범작업까지 참여한 후 2003년 퇴사했다. 이번 외자 주도에 다시 합류했다는 점에서 기술부문의 구원투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나머지 임원들은 대부분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다는 점에서 이들 역시 외자측의 경영방침에 적극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로텔레콤 측은 이번 조직개편 및 인사와 함께 올해를 ‘사실상의 영업 전쟁(WAR)의 해’로 규정, △빼앗긴 고객 재획득 △신규고객 확보 △확보한 고객유지에 전사 역량을 집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영업 슬로건 역시 ‘우리는 전사( We’re Warriors)’라는 다소 과격한 케치프레이즈를 내세웠다.
하나로텔레콤의 이번 인사·조직 개편은 외자측의 모종의 ‘결단’으로 보여진다. ‘국내 기간통신 업체의 외국계 기업화’라는 평가 부담에도 불구하고, 영업으로 승부하고 실적으로 평가하겠다는 외자의 선택이 기대만큼 하나로텔레콤이 시장 2인자로 자리를 굳힐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