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과기부총리 내정자가 해야 할 일

노무현 대통령이 2일 4개 부처 개각을 단행했다. 노 대통령은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 장관에 김우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산업자원부 장관에 정세균 열린우리당 임시의장 겸 원내대표 등을 내정했다. 이날 발표된 장관 내정자들은 지난해 7월 인사청문회법 개정에 따라 국무위원을 대상으로 처음 도입된 국회 상임위의 인사청문회 절차를 거쳐 이달 말께 정식 임명된다고 한다. 김완기 청와대 인사수석은 개각 발표 브리핑을 통해 “이번 개각은 지난 연말 사퇴해서 공석중인 부처와 장관이 장기 재임한 부처를 대상으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동안 오랜 행정경험을 바탕으로 과학기술분야 업무를 합리적으로 처리하고 과학기술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과학기술 중심사회 구축에 앞장서온 오명 전 부총리의 교체는 황우석 교수 파문과 연관이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오 전 부총리는 2년여 동안 부총리직을 수행하면서 국가과학기술혁신체계(NIS) 구축과 이공계 살리기·차세대 성장동력 육성·과기채권 발행·과학기술 관계장관회의 신설 등 실용주의적 과학기술 정책을 성실히 수행해 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과학기술 부처를 총괄하면서 통합과 조정자 역할을 합리적으로 해 왔다는 평가다. 김완기 청와대 인사수석은 후임 과기부총리와 관련해 “김우식 부총리 내정자는 공학 전공학자이고 행정가로서 탁월한 조직관리 능력과 조정 능력을 지녔다는 평으로 과학기술 당면 현안을 잘 해결해 나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수석은 산자부 장관 내정자에 대해 “정세균 장관 후보자는 쌍용그룹 상무를 거쳐 정치에 입문한 3선 의원으로 경제 분야에 관한 실무와 이론을 겸비했고 여당 정책위 의장, 원내대표, 당의장을 맡으며 보여준 조정력이 평가받았다”고 밝혔다.

 이번에 내정된 과기부총리와 산자부 장관이 앞으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해 합리적인 업무처리로 경제를 하루 빨리 회생시켜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를 조기에 달성할 수 있도록 해 주기를 기대한다. 특히 과기부총리의 역할은 중차대하다. 효율적인 과학기술정책의 추진 없이는 차세대 성장동력 육성이나 이를 위한 R&D 예산배분, 과기인력 양성 등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고 이는 곧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과기부총리 내정자는 무엇보다 과학기술입국 구현 등 그간 추진해온 정책의 연속성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그간의 관례를 보면 장관이 바뀌면 모든 정책을 전면 재수정해 다시 추진하거나 한건주의에 빠지는 적이 없지 않았다. 과학기술의 성과는 짧은 시일에 나타낼 수가 없다. 과기부총리는 이런 점을 감안해 과학기술부처 간 정책조율에서 부처 이기주의나 한건 위주의 정책이 추진되지 않도록 각별히 유념해야 할 것이다. 부총리는 유관부처의 통합 및 조정 역할과 함께 과학기술정책의 방향을 일관성 있게 수립, 선택과 집중을 통해 효율성을 높여 나가야 한다.

 산자부 장관 내정자는 세계 일류 기술육성을 위해 균형있는 산업구조를 마련하고 원천기술이나 부품·소재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켜야 할 것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동반성장하고 기업인이 도전정신과 창의력으로 새롭게 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또 각종 규제를 완화해 기업들이 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지금은 기술력이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다. 남보다 앞서 과학정보기술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국가 간 경쟁에서 탈락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과기부총리와 산자부 장관 내정자가 용기와 소신을 갖고 국가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일에 정책을 집중해 주기를 기대한다. 국민의 바람이 한국을 세계 최고 과학기술입국으로 만들어 수출을 늘리고 경제를 살리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