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화의 중심에 서라=손욱 지음, 크레듀 펴냄
삼성SDI가 위기의 기업에서 초일류 기업으로 다시 일어나기까지의 혁신과정을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책이다. 특히 일련의 실제 혁신과정을 소개하면서 왜 기업이 혁신하지 않으면 안 되는지를 사례를 통해 설득력있게 보여준다.
90년대 초반 “자식과 마누라만 빼고 다 바꾸라”는 이건희 삼성 회장의 한마디가 변화에 관한 모든 것을 대변하며 사회를 지배하는 담론으로 떠오른 적이 있다. 이 말은 현재진행형일 것이다.
정부나 기업, 학교 등 모든 조직에서 혁신이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함을 내세우며 강력한 혁신을 추진하는 데서도 잘 알 수 있다. 특히 이익을 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의 경우 변화와 개혁의 요구는 더욱 절박하다.
기업들에 대한 고객의 요구는 날로 고도화되고 기업 간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진다. 기술 및 경영환경 역시 변화무쌍하게 돌아간다. 이러한 환경에서 기업에 가장 요구되는 것이 바로 ‘혁신’이다. 혁신은 변화의 다른 말이다.
기업의 혁신을 이뤄낼 수 있는 대표적인 경영기법 중 하나가 ‘6시그마’다. 요즘은 많이 친숙해졌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매우 생소한 개념이었다. 이를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해 성공한 사례가 삼성SDI(옛 삼성전관)다. 그 현장에서 고도의 품질개선과 혁신활동을 주도한 인물이 이 책의 저자인 손욱 현 삼성SDI 상담역(사장)이다. 손 사장은 “우리에게 혁신은 선택이 아닌 숙명이다”고 역설한다.
이 책 ‘변화의 중심에 서라’는 모니터 시장이 포화 상태이던 1990년대 중반 삼성SDI가 제품 가격 폭락이라는 극한 상황을 극복하고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하게 된 그간의 과정을 그린 책이다. 그 과정의 핵심이 바로 ‘혁신’이다.
저자는 1995년 당시 삼성SDI 대표이사로 부임했을 때의 분위기를 “폭풍 전야 같았다”고 회고했다. 조직은 위기에 처해 있었지만 직원들은 위기를 실감하지 못했다. 그는 가장 먼저 직원들에게 위기의식을 심어주는 데 주력했다. 그리고 ‘혁신’을 단행했다. 프로세스 혁신과 6시그마를 과감히 도입했다.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만 700억원. 당시로서는 천문학적인 금액이었다.
초기에는 조직원들의 반발도 거셌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투자금액의 몇 배나 되는 수익을 올렸다. 이후 6시그마는 삼성SDI의 경영방침으로 자리잡았고, 지금은 세계적인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책의 구성은 △생존과 소멸의 갈림길에서 △혁신에 승부수를 던지다 △혁신을 전파하라 △인사가 만사다 △불씨를 더욱 지펴라 등 5부로 나뉜다.
1부에서는 생존과 소멸을 가르는 문제는 기업 내부에 있으며 이를 파악하면 해결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2부는 혁신의 과정을 실제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 또 문제가 생기면 원점에서 시작하라는 기본적인 진리도 실감나게 표현했다. 3부는 모든 답은 현장에 있다며 혁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4부는 직원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전 직원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는 룰을 세우고 지켜야만 어렵게 일궈낸 혁신이 지속될 수 있음을 역설하고 있다.
이 책의 메시지는 단순하다. ‘변해야만 발전하며, 변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단지 실천의 문제일 것이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