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MBC·SBS·EBS 등 지상파방송 4사가 방송위원회 주도의 디지털방송추진위원회(디추위)에 불참키로 결정, 이에 대한 배경과 향후 파장에 업계의 관심이 쏠렸다. 본지 1월 4일자 2면 참조
◇왜 불참하나=지상파방송 4사는 5일 KBS를 통한 공식 입장에서 “방송위원회가 설립된 이래 4차례에 걸쳐 구성된 디추위에서 중장기적 방송정책 현안에 대한 논의가 반복돼 왔지만 디지털 방송 활성화가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며 “방송위원회의 전향적인 정책기조 변화와 혁신적인 조치가 없는 이상 제5기 디추위 참여는 불필요하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나아가 4사는 “특히 전송방식 논란과 관련해 합의된 이른바 ‘4자합의’ 이후 1년이 넘도록 지상파 DTV와 관련된 현안이 정책에 반영되지 못했다는 점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업계 일각에선 전체 18인의 디추위 위원 중 지상파방송 몫이 3인 뿐인데 대한 기본적인 문제의식에서 시작해, 결국은 불참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또 그간 4기까지 디추위 활동·결과에서 지상파의 입장이 많이 반영되지 못했다는 지상파방송사 내부 분위기도 한몫했다.
◇파장=방송위 고위관계자는 “아직 공식적으로 불참 여부를 통보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재로선 방송위가 내놓을 뾰족한 대책이 없는 셈이다. 방송위 방송정책실도 “통보를 받지않았으니 지금 입장이나 대책을 논의할 필요가 없다”는 다소 느긋한 반응을 보였다. 아직 디추위가 받을 타격에 대한 논의조차 진행시키지 못한 셈이다. 지상파방송사 관계자는 “이런 모습 자체가 방송위가 가진 실행력 부족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방송환경에서 디지털전환의 가장 주요한 축이 지상파방송사라는 점에서 5기 디추위는 시작부터 흠집을 안고 시작할 전망이다. 방송위로선 △지상파 참여를 위해 협의를 하거나 △불참 상태로 강행하는 방안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방송위 관계자는 “이달 중순께 5기 디추위가 구성될 예정이나, 참여부처인 정보통신부와 기획예산처에서도 주무국장 인사가 남아있거나 공석이어서 구성 일정이 변경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경우에 따라선 시작 시점이 다소 연기될 수 있다는 것.
디추위에 참여하는 케이블TV사업자 고위관계자는 “방송위의 정책결정에 대해 방송사업자들이 도와야지 어떤 형태로든 흔드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번 불참 사태는 디추위의 정책결정 일정을 연기시키는 것은 물론, 방송위의 위상에도 오점으로 남을 전망이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