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용 LG텔레콤 사장이 지난주 말 방송위원회를 방문해 노성대 위원장을 비롯, 고위급 인사들을 만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IPTV 현안이 걸려 있는 KT나 지상파 재전송 문제를 풀어야 하는 티유미디어의 모회사인 SK텔레콤도 아닌, 방송위와 뚜렷한 ‘이해관계’가 없는 LG텔레콤의 대표가 이례적인 행보를 보였다는 점에서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특히 주요 기간통신사업자 CEO 가운데 신년 하례차 방송위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LG텔레콤 측은 일단 새해를 맞아 CEO가 주요 상급기관을 인사차 방문하는 것은 관례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한때 갈등을 빚었던 지상파DMB폰 유통에 나선만큼 이동통신사들의 수익모델 창출에도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는 전언이다.
하지만 주변에서는 최근 통신·방송 규제 이슈들이 뜨거운 논란을 야기하고 있는 와중에 그 중심에서 비켜나 있는 LG텔레콤의 행보치고는 평범하지 않다는 반응이다.
방송위 관계자는 “솔직히 핵심 규제현안이 걸려 있는 남중수 KT 사장이나 김신배 SK텔레콤 사장이 아닌 남 사장이 인사차 방문했다는 데 놀랐다”면서 “그동안 전례가 없던 일이기는 하지만 방송위 내부에서는 일단 좋은 인상을 남겼다”고 말했다. 다만 LG텔레콤은 이번 남 사장의 방송위 방문에 대해 ‘새해 인사’ 성격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LG텔레콤 관계자는 “지금까지 직접적인 상급 규제기관은 아니었지만 앞으로 통신·방송 융합 환경에서는 각종 규제현안이 방송위와 무관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면서 “향후 방송위와의 관계를 고려한 신년 하례 정도로 봐 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노 위원장은 지난 연말 남 사장의 장녀 결혼식에도 참석하는 등 두 사람이 평소 각별한 관계를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IPTV 진입 규제와 지상파 재전송 문제가 얽혀 발목이 잡혀 있는 KT·SK텔레콤의 틈바구니에서 LG텔레콤의 남다른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