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인재 채용 다시 `붐`

 정보기술(IT) 경기활성화의 주요 지표로 꼽히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인력 채용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C넷은 10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 고용개발부(California’s Employment Development Department) 자료를 인용해 실리콘밸리에서 닷컴 붐 이후 3년 연속 줄어들었던 인재 채용이 최근 2년간 크게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소지한 우수 인력들에 대한 수요도 급증했다.

<>인력 채용, 증가세로 반등=이에 따르면 새너제이, 서니베일, 산타클래러 등지를 중심으로 한 실리콘밸리에서는 2005년 11월 시간급 직을 포함한 3만4300개의 일자리에 인력이 충원됐다. 2004년 같은 기간 3만3500개에 비하면 2.4% 증가했다. 채용 기업의 업종은 웹 검색엔진, 통신, 소프트웨어, 데이터 프로세싱 등 IT관련 기업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캘리포니아주 노동 시장 관련 컨설턴트인 루스 카바나흐는 “이 지역에서 2년 전부터 일자리가 늘고 있다”며, “이는 지난 3년간 이어져온 감소세를 뒤집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인터넷 업체 야후는 지난 3분기 880명을 충원, 총 9660명의 직원을 확보했다. 전년 동기 종업원수는 7022명이었다.

최근의 이같은 일자리 증가세는 1990년대말과 2000년초 세계적인 닷컴 열풍과 붕괴 이후 다시 반등한 것이다. 당시에는 신생 기업들이 대학을 갓 졸업한 학생에게 부사장직을 제안할 정도였다.

2000년 11월, 닷컴 거품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실리콘 밸리에서는 4만6600개의 정보 관련 인력이 채용됐다. 이는 예년보다 35% 높은 수치였다.

<>급격한 기술 변화가 걸림돌=첨단 기술 기업들이 우수한 MBA 인력을 채용하려 할 때 걸림돌이 없는 건 아니다.

MBA 학위를 취득한 한 학생은 “취업 후 생산직은 중국으로, 소프트웨어직은 인도로 이동하는 건 아닌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첨단 분야는 변화가 심하며, 일부는 그 변화 때문에 첨단 분야 선택을 꺼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한 많은 학생들이 첨단 기술 기업의 대우가 은행이나 컨설팅 업체에 비해 낮다는 점도 우수 인재 확충의 걸림돌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벤처 캐피털이 새로운 인재 등용문으로 등장 =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많은 인재들이 뛰어드는 기술 분야 중 하나가 벤처 캐피털(VC)이다. 드라퍼 피셔 저벳슨과 세큐아 캐피털과 같은 벤처캐피털은 MBA 학위를 보유한 취업 희망자들을 더욱 적극적으로 채용하기 시작했다.

과거 닷컴 거품 붕괴 후 많은 벤처캐피털이 상당수의 인력을 정리한 만큼 이제 다시 인력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미디어 및 인터넷 기업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면서 인력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진 것도 하나의 원인이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