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등지로의 기술 유출, 한국·대만업체들과의 가격 경쟁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일본 전자부품업계가 자국 내 생산기지 및 연구시설 강화에 나서 주목된다.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닛토덴코·롬·교세라·무라타제작소 등 일 대형 전자부품업체들은 LCD, 반도체, 휴대폰 관련 부품과 금형 등 생산라인의 기술 유출을 막고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해 자국내 생산을 대대적으로 늘리고 있다. 일부 기업들 사이에는 생산 기술 관련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해 기술 및 생산력 향상을 전담 연구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는 세계적 휴대폰·디지털 가전기기용 부품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음에도 경쟁 격화에 따른 부품 단가 하락과 핵심 기술 국외 유출을 해소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일본 전자업계에서는 세계적 단가 하락 추세 속에 이익 확보를 위해서는 획기적인 생산 효율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교세라는 최근 총 50억엔을 투자해 가고시마현 공장부지 내에 ‘생산기술센터’를 설립했다. ‘불량품 제로’를 실현하기 위해 자사 전문 거점에서 생산라인 조립방법부터 실제로 검증 연구하자는 취지에서다. 향후 이 센터는 납기 단축, 저소비전력 등을 연구해 세라믹 부품 등의 생산 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롬도 내년까지 교토시 본사 공장를 비롯한 전공정 라인을 완전 자체 생산으로 돌린다. 지금까지는 일부 부품을 외주에 의존해 왔다. 웨이퍼 제조 단계에서부터 일관체제를 마련하는 것은 반도체업계에서도 드문 일이다.
무라타제작소도 올해부터 전자부품 제조에 사용되는 금형 제조 단가를 자체 생산 등으로 절반 이상 줄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가현 생산 거점에서 설계 및 개발을 담당한다.
닛토덴코는 경쟁업체에 비해 2배 이상의 생산 효율을 올리기 위해 히로시마현 신공장에 라인을 신설 한다. 마쓰모토 마사미츠 사장은 “해외로의 생산 기술 유출 방지 효과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