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확보한 2.6㎓의 위성DMB용 주파수 대역(S밴드)이 사장될 위기에 처했다.
이같은 상황은 한때 위성DMB 사업을 염두에 두고 주파수 신청 및 위성 발사를 준비해 온 KT가 사실상 이 사업을 포기하면서 활용 가능성이 매우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 대역은 지난 2003년 7월 세계무선통신대회(WRC)에서 한국과 일본이 위성DMB 용도로 허가받은 것이다. 이후 위성 국제등록을 신청한 KT가 이 대역을 확보한 것으로 인정받아 왔다. 그러나 현재 KT는 사실상 위성DMB 사업을 접었다.
KT 측에선 다만 위성 국제등록 신청이 아직도 진행중인데다 사업 개시 시점, 즉 국제적인 조정작업을 마친 후 위성을 발사하는 기한이 오는 2010년까지여서 ‘포기했다’는 명확한 입장은 밝히지 않고 있다. 당시 KT에서 관련 업무를 맡았던 차세대통신사업단은 현재 와이브로를 담당하는 휴대인터넷사업본부로 바뀌었다. 위성DMB사업 추진 창구가 명확치 않게 된 것.
KT가 위성DMB 사업을 완전 포기할 경우 주파수 사용권한은 위성사업 의지가 있는 다른 기업에 돌아간다. 현재로서는 위성DMB사업자인 티유미디어 정도가 해당된다. 그러나 티유미디어가 주파수 대역을 추가 할당받기 위해서는 위성 발사 자격 심사를 받고 위성 국제등록 신청 절차 등을 밟아야 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티유미디어가 주파수 추가 확보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게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KT나 다른 통신사업자가 주파수 용도 변경을 통해, 추가 분배를 요구할 가능성도 점친다. 즉 이 주파수 대역이 세계적으로 IMT2000 예비용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와이브로 용도로 변경, 추가 할당을 요구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이 역시 현재 하나로텔레콤이 와이브로 사업권을 반납하면서 배정한 대역이 남아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은 낮다. 결국 2.6㎓ 대역은 우리나라에서 당분간은 사용하지 않은 채 그냥 묻힐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이다.
정통부는 “KT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데다, 주파수 용도 변경은 사업자 요구와 적절한 수요조사를 전제로 정책적으로 결정하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답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