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너마저도.’
일본 언론들이 이례적으로 휴대폰 업체들의 위기감을 내비쳐 주목된다.
니혼게이자이·요미우리신문 등은 세계 시장 점유율 2%에 불과한 일본휴대폰 업계가 반도체에 이어 2류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표명했다.
이들은 가격경쟁력 열세, 그리고 일본과 다른 세계통신 표준에 대응해야 하는 일본 업체들이 외국에게 경쟁사들에게 잇따라 깨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이에따라 현재 가격과 광고 마케팅에서 전략 조차 세우지 못하는 딜레마에 처했다고 우려를 내비쳤다.
니혼게이자이신문는 ‘일본기업들이 기술력에서 앞서야 할 3G 시장에서 조차 가격 경쟁에서 뒤처지면서 그나마 유지해 왔던 기술 우위마저 내주게 됐다’고 자탄했다.
요미우리신문도 ‘반도체에 이어 또 다시 한국에게 당했다’며 사실상 ‘세계 공략 실패’를 선언했다.
이들은 일본 휴대폰업체들이 가격 경쟁력·브랜드력 양면에서 삼성전자·LG전자·노키아 등 선두업체들에게 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LG전자와 노키아 등에 대해서는 ‘양산 효과를 앞세워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고 삼성전자는 최고의 휴대폰이라는 명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NEC의 경우 지난 해 홍콩의 허치슨사에게 100만대 납품을 계획했지만 막상 허치슨이 요구한 가격을 맞출 수 없어 납품을 포기했다. 대신 LG전자와 모토로라 등이 선정됐고 이 여파로 NEC는 지난 연말 해외사업을 축소한다고 발표했다. 일본 1위의 파나소닉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도 유럽·북미·아시아 지역에서의 2세대(G) 기종 개발을 중단하고 필리핀 생산 공장도 폐쇄키로 결정한 바 있다. 또 미쓰비시전기도 동남아 휴대폰 공장을 접고 중국으로 발을 돌렸다.
이들 언론은 문제가 비단 가격 경쟁력 열세에만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동안 ‘폴더형’, ‘카메라폰’, ‘대형 컬러 LCD 탑재’ 등 신기능과 상품기획으로 세계를 리드해 온 일본기업들이 일본규격과 다른 세계시장의 통신규격으로 인해 경쟁사들에게 역전당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믿었던 일본내 3G서비스 부진은 단말기 부진으로 이어졌고 지난해 본격 성장기에 들어선 유럽의 3G 시장에서도 2년 전 가격의 30% 수준인 250달러 모델을 내놓은 LG전자 노키아에 시장을 빼앗겼다.
IDC재팬은 “양산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일 업체들의 시장 철수가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내다봤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