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병술년에는 지방 경제계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그 변화의 진원지는 오는 5월 31일 치러질 제4회 지방선거라 할 수 있다. 선거와 지역 경제가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반문하는 이도 많겠지만, 누가 자치단체장으로 선출되느냐에 따라 지방 경제정책도 변하기 마련이다. 이를테면 지자체장의 의지에 따라 정보기술(IT) 및 문화기술(CT) 벤처육성 전략이 바뀌고 기업유치 활동도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비교적 정치와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하는 지역 IT업계도 선거 결과가 관심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특히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IT·CT 공공기관이 들어설 혁신도시의 밑그림이 그려질 예정이다. 지난해 말 대부분의 지자체는 혁신도시 후보지 선정을 끝낸 상태다. 이미 정부는 혁신도시 청사진의 하나로 최첨단 미래형 도시를 제시했다. 또 이전 공공기관의 특성에 맞는 IT와 CT 등의 산·학·연 클러스터형으로 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선거를 앞둔 지방에서는 요즘 혁신도시를 어떻게 조성할지에 대한 고민은 사라지고 있다. 대신 예비후보들 간 혁신도시 유치를 둘러싼 신경전만이 격화되고 있다. 혁신도시를 유치한 현직 자치단체장은 연일 치적 자랑에 여념이 없는 반면, 경쟁후보는 뒤늦게 혁신도시 선정의 부당성을 지적하는 등 깎아내리기에 바쁘다. 혁신도시 유치에 실패한 일부 시·군에서는 혁신도시 선정 무효와 재평가를 촉구하는 항의집회가 연일 열리고 있다. 오죽했으면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이수가 ‘혁신도시’라는 말까지 나올까.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이러한 혁신도시 공방은 더 격화될 것이다. 그러는 사이 혁신도시 조성과 IT·CT산업의 연계발전 등 후속대책 마련은 계속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정부가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하기로 한 근본적인 이유는 지방분권과 국가균형 발전을 실현하겠다는 데에 있다. 따라서 혁신도시 유치 공과를 단순한 선거용으로만 이용해서는 곤란하다. 혁신도시와 IT·CT 등의 첨단산업을 어떻게 연계해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공약이 이번 선거에서 대거 등장하기를 지역 벤처업계는 바라고 있다.
광주=경제과학부·김한식기자@전자신문, h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