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인터넷 망 개방 조치가 진전되고 있지만 사업의 핵심 주체인 이통사와 외부포털들의 시각차가 여전해 망 개방에 따른 실효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통신위원회는 지난해 10월 무선인터넷 망 개방과 관련한 이통사들의 불공정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렸으며 최근 이통사들도 플랫폼 연동 정보 공개, 무선인터넷 접속 메뉴체계 개선, 주소회신용(URL) 메시징 개방 등 후속 조치를 잇따라 내놓았다.
이처럼 망 개방을 둘러싼 핵심 이슈들이 해결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정작 이를 활용해 적극적인 사업을 펼치는 외부포털은 아직까지 전무한 실정이다. 온세통신만이 애플리케이션임대서비스(mASP) 형태로 무선서비스에 나서고 있을 뿐이다.
플랫폼 연동 정보가 개방됐지만 이를 활용해 독자 서버를 구축하려는 외부포털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통신위 망 개방 조치가 실제 시장 상황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NHN·다음·야후 등의 포털들은 올해도 무선사업과 관련, 신규 투자보다는 기존 웹투폰 중심의 사업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별도의 투자없이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는 웹투폰 비즈니스를 활성화시켜 내실을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포털의 관계자는 “현재의 비싼 무선인터넷 요금제에서는 사용자들을 자극할 서비스를 내놓기 어려운 구조”라며 “사업 협력시에도 요금 산정부터 서비스 기획까지 이통사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해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업계는 포털들의 인색한 투자 자세를 지적했다. 이통사의 관계자는 “통신위 조치에 따라 이통사들은 망 개방을 위한 여러가지 여건을 개선해 이제 외부포털들도 사업기회가 훨씬 많아졌다”며 “돈을 벌 수 있는 모든 여건이 구성된 다음에야 투자를 하겠다는 것은 무선인터넷 활성화의 취지와는 크게 동떨어지는 자세”라고 말했다.
특히 국내보다 무선인터넷 환경이 뒤져 있던 해외시장에서는 야후·구글 등이 노키아·모토로라 등과 손을 잡고 무선인터넷 사업에 적극 나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야후는 메신저 및 각종 인터넷서비스를 연계한 ‘야후 고 모바일’을 노키아의 휴대폰에 탑재키로 했으며 모토로라와도 협력을 진행 중이다. 또 구글은 자사 검색 기술을 모토로라 휴대폰에 탑재해 올해 안에 선보일 계획이다. 자칫 차세대 유무선 연동 서비스 개발 등에서 국내 시장이 뒤쳐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망 개방 논의의 상당수가 실제 필요한 내용보다는 이통사와 외부포털 간의 힘겨루기 형태로 전개된 측면이 강하다”며 “무선인터넷 활성화가 궁극적으로 이통사나 외부포털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점에서 서로 협업 모델을 발굴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김태훈기자@전자신문, taeh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