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쇼크’ 수준이었다. 최근 글로벌닷컴 기업 구글이 한국에 ‘엔지니어링센터’를 설립한다는 본지 보도가 나간 이후 국내 1위 검색 포털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의 주가는 크게 요동쳤다. 연일 승승장구하며 30만원 돌파를 눈앞에 둔 주가가 사흘간 한때 10% 이상의 하락세를 보였다.
“도대체 구글이 뭐길래?” 한바탕 구글 폭풍이 휩쓸고 지나간 시점에서 한 인터넷 업계 관계자가 던진 화두다. 사실 구글의 한국 시장 상륙은 이미 오래 전부터 기정사실화된 것이었다.
이번 엔지니어링센터 추진 계획은 구글이 한국에 대한 공략 수위를 한층 강화한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한 것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구글 보도 직전까지 장밋빛 전망 일색이던 NHN의 주가를 순식간에 큰 폭으로 끌어내린 것은 예상 밖의 호들갑스런 반응이었다.
구글이 기술 경쟁력을 무기로 세계 인터넷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더라도 국내에서는 구글이 실제보다 과대 포장되고 신비로운(?) 존재로까지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일례로 구글 한국 지사장 선임에 대한 정보통신(IT) 업계의 관심은 상상을 초월했다. 구글 관계자에 의하면 최근 1년간 한국 지사장 자리를 놓고 인터뷰를 거친 사람만 줄잡아 70여명이다.
그 관계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웬만한 국내 IT 업계 인사는 다 거쳐 갔고 이제 재미교포를 물색해야 할 판’이란다.
헤드헌터 업체들이 구글 한국 영업사무소에 ‘구글 입사를 위해 인터뷰를 거친 지원자’의 명단을 구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단다. 그만큼 구글에 이력서를 냈었다는 사실만으로 인력 시장에서 몸값이 올라간다는 뜻이다.
구글이 한국 시장을 전략적 요충지로 주목하는 지금, 국내 기업들과 시장은 좀더 냉철하고 명확하게 구글을 바라봐야 할 것이다.
“최근 구글에 대한 이상 열기는 적잖이 당황스럽습니다. 저희는 조용히 하나씩 준비할 뿐입니다.” 구글의 정확한 실체를 모른 채 들떠 있는 국내 시장을 놓고 구글 관계자가 던진 말은 의미심장하다.
디지털문화부·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