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부와 정보통신부의 콘텐츠 식별체계 논쟁에 대한 최종 결론이 임박했다.
지난해 11월 국무조정실로부터 콘텐츠 식별체계 관련 조정권을 넘겨받았던 재정경제부가 지난 5일 양 부처 실장급이 참여한 3차 조정회의에서도 결론이 나지 않자 관련 사안을 다시 국무조정실로 이관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이에 따라 5개월여를 끌면서 관련 업계에 큰 혼란을 안겨준 문화부와 정통부의 콘텐츠 식별체계 경쟁이 마무리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재경부 관계자는 17일 “콘텐츠 식별체계 관련 사안에 경제적인 문제가 결부돼있기 때문에 지난해 말부터 재경부에서 검토를 진행하며 부처 간 이견을 상당 부분 줄이긴 했지만 아쉽게 최종합의를 이루지는 못한 상태에서 국무조정실로 다시 이관하게 됐다”고 말했다.
국무조정실 산업심의관실은 재경부가 진행한 조정 내용 검토를 마치는 대로 빠르면 이번 주 중 문화부와 정통부의 실무진을 불러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특히, 관련 사안이 이미 5개월을 끌어온 만큼 조정수위를 높여 최대한 빨리 종결짓겠다는 입장이다.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재경부 조정회의를 통해 실무적인 검토가 상당부분 진행됐기 때문에 정책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춰 조정할 예정”이라며 “더 이상 늦출 수가 없기 때문에 조정이 잘 되지 않을 경우에는 ‘강제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더 이상 관련 사안이 정부의 업무 혼선으로 이어져서는 안 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인 셈이다.
현재 문화부와 정통부는 ‘국가단위 표준 식별체계를 정통부 소관 UCI(Universal Content Identifier)로 하자’는 수준에는 합의했다. 다만 문화부는 이를 혼란을 막기 위한 ‘형식적 일원화’로 규정하고 문화부 자체 식별체계인 COI(Content Object Identifier)의 독자성을 계속 유지해야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정통부는 UCI 체계로의 실질적 단일화를 주장하고 있다.
문화부는 국무조정실 회의에서 ‘콘텐츠 특성상 저작권 정보를 반드시 담아야하므로 UCI 체계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한편 언론재단과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등 6개 기관과 함께 빠른 시일내에 COI를 실제 산업에 적용해 시장성에 대한 평가를 받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정통부도 ‘단일화된 표준 식별체계를 마련하고 운영 정책을 통일함으로써 국가 전체 유통체계를 확립해야만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고 혼선을 막을 수 있다’는 당위성을 강조하며 물러서지 않을 예정이어서 양 부처의 막판 뜨거운 논리싸움에 관심이 집중된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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