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기본에 충실한 경영](https://img.etnews.com/photonews/0601/060118014338b.jpg)
식스시그마 등 기업들이 추진하는 경영혁신 활동을 내가 일선 경영컨설팅 현장에서 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마디로 정의하라고 하면 주저 없이 고객핵심품질지표(CTQ:Critical To Quality)라고 말하고 싶다. CTQ란 고객들을 위한 서비스나 제품의 질을 향상시키고 그것을 통해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활동이다.
사실 CTQ라는 개념은 단어상 정의일 뿐 상업 활동이 벌어지던 고대에서부터 기업들의 핵심 가치였다. 하지만 이를 지키기 또한 만만치 않다. 심지어는 CRM·ERP 등 각종 기업 조직 문화가 전산화된 지금도 일부 기업은 고객의 성향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 비즈니스에서 곤혹을 겪곤 한다.
‘고객의 이해’를 간단히 정의하면 ‘누가 우리 비즈니스의 고객이냐’ 하는 것과 ‘진정 우리 비즈니스에서 고객이 원하느냐’ 두 가지다. 모 쇼핑몰이 실시한 고객 성향조사를 보면 이를 명확히 알 수 있다. 이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객은 해당 쇼핑몰의 구조가 어떻게 돼 있는지, 배송 체계는 직송인지 직택배인지 등의 구조에 별 관심이 없었다.
실제 고객들은 쇼핑몰이 사용하기 편리한지 아니면 얼마나 이득이 되는지 등 자신의 이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부분에 가장 관심이 높았다. 하지만 일부 쇼핑몰에서는 이를 무시한 채 거래 비용이 적게 드는 쪽으로 운영하는 등 고객과는 괴리가 있는 방향으로 점차 빠져들게 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심지어 내부고객인 사내 직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경우도 있다. 사내 직원에 대한 이해도가 낮으면 아주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내부 고객이 기업의 핵심 요구사항을 정확히 반영하지 않으면 개선 시스템의 활용도가 매우 낮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아무리 좋은 시스템이라도 고객이 아닌 만든 자만의 만족으로 끝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쇼핑몰뿐 아니라 모든 비즈니스의 출발은 고객에 대한 정확한 이해에서 시작해 고객의 CTQ를 추출하고 그것을 만족시키는 활동이다. 특히 최근 온라인 환경은 과거와는 다르게 매우 불확실하고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고객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면 고객과의 거리는 점점 멀어진다. 이는 결국 고객으로부터 외면받는 결과를 낳게 된다.
이에 실시간으로 변하는 경영 환경에 빠르게 대처하고 기업 고유의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우리 비즈니스의 본질은 무엇인지, 고객이 누구인지, 고객이 불편해 하는 것은 없는지, 각 기업은 제로베이스에서 이런 기본적인 관심사들을 점검해야 한다. 아울러 수많은 고객 데이터를 가지고 목적에 맞게 정확하게 분석하고 의미를 도출해 내야 한다. 이를 통해 기업은 고객 데이터 분석 및 목적이라는 기본에 충실할 수 있고 결국 ‘고객의 CTQ’ 해결이라는 가장 혁신적인 경영활동을 달성할 수 있다.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된 지 벌써 한 달이 다 돼 가고 있다. 특히 올해는 글로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돼 기업들이 마음가짐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에 자사의 미래 먹거리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새로운 각오와 새로운 사고로 한 해를 시작하라고 충고하고 싶다. 이와 관련, 기업들은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핵심 가치를 향상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고객 중심의 사고’라는 말은 너무 기본적인 것이어서 식상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업들은 자사가 정확히 고객을 알고 있는지를 매번 고민해야 한다. 또 고객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는 고객에게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고 있는지, 혹시 고객을 편하게 하기 위해 구축한 IT환경이 고객을 더 불편하게 하고 있지 않은지 등 앞서 말한 핵심가치를 몸소 실천해야 한다.
이런 기본에 충실한 경영이야말로 약육강식의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는 길이 될 것이다. 또 온라인 비즈니스 환경이 지배하고 있는 지금, 기업들은 IT 프로세스에 대한 재정립을 통해 인터넷 경쟁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과 고객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기본에 충실한 경영’을 올 한 해 경영의 시발점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김종빈 DSRI 사장, joseph@dsr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