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데이터통신 및 무선호출사업자들이 기존 망과 장비를 활용해 ‘교통정보 제공 사업자’로 옷을 갈아입을 태세다. 이들 사업자는 지난 2년간 수익 부재, 가입자 감소 등으로 사업 위기를 맞아 경영권 교체 등의 아픔을 겪어왔다. 교통정보서비스 분야는 활황이 예상되는 신규시장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유일의 무선호출(삐삐)사업자인 리얼텔레콤(대표 백광조)과 무선데이터통신사업자 에어미디어(대표 김승목)는 올해 들어 교통정보 수집 및 제공 사업을 확대키로 하고 올해 매출 비중의 약 30%, 내년에는 5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들 회사는 그동안 극심한 구조조정으로 투자에는 엄두도 못 냈지만 교통정보 제공을 위해서는 신규 투자도 불가피하다는 태도다.
◇삐삐 자리에 교통정보=리얼텔레콤의 무선호출 가입자는 현재 4만명 수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000명이 줄었다. 일부 아날로그 제품을 선호하는 마니아나 병원 등 특수 계층이 애용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가입자는 계속 줄고 있는 상황이다.
대신 리얼텔레콤은 지난해 교통정보 사업에 뛰어들어 지난 4분기부터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 리얼텔레콤은 무선호출망 기반의 교통정보를 수집해 KTF에 독점 공급하고 있다. 내비게이션 장착 자동차가 늘고 교통정보 요구가 증가하면서 통신회사인 K사와 내비게이션 전문 H사에도 정보를 제공키로 했다. 이에 따라 회사 측은 전국 교통정보 수집을 위해 서울 및 수도권에 설치된 무선호출망을 전국화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키로 했다.
리얼텔레콤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채무조정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한 데 이어 올해는 교통정보사업에 집중, 회사를 ‘교통 및 위치정보’ 관련 회사로 무게중심을 옮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무선데이터 자리에 교통정보=에어미디어는 지난해 대주주가 고려아연에서 구조조정 전문회사 디아이어쏘시에이츠로 바뀌고 경영권 변동 및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SK텔레콤 등 이동통신사업자와의 무선데이터 역무 피해 입증에 사실상 실패한 것. 주력이던 무선증권서비스와 모바일 베팅서비스 등도 틈새시장 공략에 성공하지 못했다. 그러나 에어미디어는 서울시·안양시·울산시·수원시 등의 지능형교통정보시스템(ITS) 사업에 이어 청주의 교통정보 사업권을 획득하면서 아예 교통정보 사업자로 돌아설 태세다. 에어미디어는 GPS와 무선데이터 통신망을 이용, 버스의 실시간 운행정보를 수집해서 이를 각 지방자치단체 등에 제공하는 방향으로 눈을 돌렸다.
가입자가 ‘개인’에서 ‘공공기관 및 교통사업자’로 맞춰지자 커버리지를 광대역에서 도로에 특화, 좀더 효율적인 투자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에어미디어 관계자는 “지난해 혹독한 구조조정기를 지나 교통정보라는 새 사업으로 이제 부가서비스 창출에 나설 일만 남았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