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S 사업자인 KTF와 LG텔레콤이 내달부터 이동전화의 발신자번호표시(CID) 요금을 지금처럼 따로 받지 않고 기본료 등에 포함시키는 방식으로 현행 요금체계를 전면 개편한다.
이는 KTF·LG텔레콤이 CID 요금 인하 여론을 수용하려는 것이지만, SK텔레콤과 달리 CID 요금 전면 무료화가 아닌 기본료 인상 등을 통해 요금제에 반영하는 것이어서 ‘시늉’에 그친다는 지적도 있다.
KTF와 LG텔레콤은 18일 그동안 별도로 부과했던 CID 요금을 없애고 기본료 등에 반영한 새 요금제를 내달 1일부터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1일부터 CID 요금 전면 무료화를 시행했던 SK텔레콤과 달리 당초 두 회사는 빠르면 오는 3월께 CID 요금 인하 방침을 발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올해 최대 이슈인 단말기 보조금 규제 향배가 여전히 불투명한 가운데, 경영환경의 또 다른 변수인 CID 요금 방침을 조기 수습해야 한다는 양사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오는 24일 SK텔레콤을 시작으로, 25일 LG텔레콤, 26일 KTF가 각각 실적발표 일정을 앞당긴 것도 이런 배경이다.
LG텔레콤은 내달 1일 현재 월 2000원인 CID 요금을 기본료에 포함시켜 무료화하는 대신, 기본요금을 인상하는 방식으로 현행 요금제를 전면 개편할 계획이다. LG텔레콤 관계자는 “CID 요금을 별도로 받는 현행 요금제 모두를 바꿀 계획”이라며 “기본료는 다소 상향 조정되겠지만 일정 시간대를 지정해 할인혜택을 주는 등 여러가지 방안을 놓고 정보통신부와 협의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CID 매출이 1100억원 수준으로 2500억원에 달하는 경상이익 가운데 절반 가량을 차지해, 그 손실분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새로운 요금제가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KTF도 CID 무료 요금 상품을 출시하기로 방침을 확정했다. 다만 CID 무료화를 현행 요금제 전부를 대상으로 적용하지 않고, CID 무료 요금제 상품을 개발해 선보이기로 했다.
KTF 관계자는 “LG텔레콤보다 CID 요금인하 혜택을 더 줄 수 있는 요금제를 만들어 곧 정통부에 신고할 예정”이라며 그러나 “전면 무료화는 어렵다”고 말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