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을 무료로 시청할 수 있는 지상파DMB폰이 품귀현상을 빚는 등 위력을 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모바일 TV’ 시장의 무게중심도 지상파DMB로 급격히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 등 주요 단말기 제조사들은 새해부터 지상파DMB폰 라인업 강화에 본격 착수했고, KTF와 LG텔레콤 등 이통통신 사업자들도 제품의 원활한 수급을 위해 단말기 제조사와 긴밀한 협의에 나섰다. 여기에 자회사인 티유미디어를 감안해 위성DMB폰 보급에 주력해 왔던 SK텔레콤도 최근 지상파DMB폰 선정 작업에 들어갔다.
전문가들은 지상파DMB 수신기능이 카메라·MP3 기능과 마찬가지로 휴대폰의 기본 기능으로 장착되면서 올 하반기 지상파DMB폰 비중이 최대 40%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상파 DMB폰 인기=지상파DMB폰의 돌풍은 우선 별도 비용 없이도 TV방송을 시청할 수 있다는게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또 위성DMB와 달리 가입비와 별도의 이용 요금이 없는 것도 휴대폰 사용자들을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사용자들도 위성DMB의 콘텐츠와 지상파 방송의 콘텐츠 차이를 실감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부가요금 지불에 인색한 사용패턴을 보이고 있다.
연초부터 주도권 싸움에 나선 이동통신사와 제조사들의 과열 경쟁도 지상파DMB폰 인기에 한 몫하고 있다. 현재 유통시장에서는 60만원대 출고가의 지상파DMB폰이 50만원대에 판매되면서 당초 프리미엄급 휴대폰을 구입하려던 수요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KTF 관계자는 “유료로 콘텐츠를 구입해야 하는 게임폰 판매가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다”며“ 마찬가지로 사용자들은 통신료 외의 요금지불에 대해 저항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말기 업계 움직임=삼성전자·LG전자·팬택계열 등 제조사들은 지상파DMB폰 라인업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들 제조사는 현재 30만원 대 초반인 평균판매가격(ASP)을 킬러앱으로 떠오른 지상파DMB폰 판매를 통해 어느정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갈수록 지상파DMB폰 제조원가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판단, 지난 1일부터 시판에 들어간 ‘LP-1200’에 이어 상반기 중 1개 모델을 추가할 예정이다. LG전자 고위관계자는 “위성DMB폰은 2∼3개 모델을 개발해 SK텔레콤 전용 모델로 공급할 예정”이라며 “하반기에는 지상파DMB 라인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 중견 휴대폰 기업의 경우 그 동안 진행해 왔던 위성DMB폰 사업을 중단하고, 최근 지상파DMB폰개발로 사업방향을 전환하기도 했다.
◇전망=현재 수도권과 일부 지하철에서만 되는 지상파DMB 서비스가 전국으로 확대되면 지상파DMB폰에 대한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출시될 단말기 중 40% 가량이 DMB 수신기능을 탑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방식별로는 지상파와 위성DMB 비중이 각각 70%, 3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현재 논란이 일고 있는 티유미디어의 공중파 방송 재전송 문제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