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끝나지 않은 도전-현명관 자서전
현명관 지음, 매경출판 펴냄, 1만2000원
글로벌 기업 ‘삼성’의 오늘이 있기까지는 오너인 이건희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이 크게 작용했겠지만 그를 뒷받침한 전문경영인의 피와 땀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삼성 성공의 요소다.
삼성의 대표적인 전문경영인인 현명관 삼성물산 회장이 인생의 깊이를 담은 자서전을 펴냈다. 제주도 출신의 섬 소년에서 공무원, 대기업 경영인에 이르기까지 삶의 굴곡을 담담한 문체로 써 내려갔다. 현명관 회장은 “꿈을 잃지 않고 도전하면서 미래를 개척해 온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어 자서전을 완성했다”고 집필 의도를 밝혔다.
그는 40년 가까이 직장생활을 하면서 “이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는 것을 느꼈고, 때문에 60대 중반인 지금도 자신의 삶은 더 큰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하는 ‘현재진행형’이라고 외친다. 그 도전정신이 있었기에 넉넉하지 못했던 어린 시절에도, 폐병으로 고생하던 무렵에도, 삼성 그룹에 들어와 새벽 3시 중역회의를 하며 어려웠던 순간도 견뎌낼 수 있었다고 회고한다.
총 9개 파트로 구성된 책 속에서 저자는 제주에서의 어릴 적 생활에서부터 초보 행정관으로 부산시청에 근무하며 공직자로 첫 발을 내디뎠을 때, 일본 유학 시절과 전주제지에서 첫 민간기업 생활을 시작했을 당시의 일을 상세히 적고 있다. 또 신라호텔로 자리를 옮긴 이야기며 이병철, 이건희 회장과의 첫 만남에 대한 이야기도 풀어냈다. 또 이건희 회장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도 담담하게 적었다. 전경련 부회장 시절 ‘삼경련’이라는 오해를 받았던 시기의 일들도 소개했다.
책 전반에 걸쳐 현 회장은 고향 제주도에 대한 애정과 젊은이들이 시장경제의 본질을 깨닫기를 바라는 선배 경영인으로서의 면모도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현재 삼성물산 회장으로서뿐 아니라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 신아시아경제준비위원회 공동대표, 국제자유도시포럼 공동대표, 국제산업협력재단 이사장, 대통력 직속 동북아경제중심추진위원회 위원, 열린우리당 공천심사위원 등을 맡으며 다양한 사회활동을 펼쳐왔다.
전경원기자@전자신문, kwj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