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시장의 근본적 변화를 예고할 결합상품(번들링)에 대한 논의가 공론화된다.
국회 이종걸 의원실은 2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IT기술 융합과 공정경쟁’에 대한 정책토론회를 열고 통신서비스 결합 판매에 대한 규제문제와 조건 등을 공개 논의할 예정이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김병배 공정거래위원회 시장감시본부장이 ‘IT기술 융합에 따른 경쟁법적 이슈’와 서울대 법대 이원우 교수가 ‘IT기술 융합 환경하에서 결합판매 규제에 대한 법적 쟁점’을 각각 발표한다.
◇“결합판매, 공정경쟁 저해하지 말아야”=이원우 교수는 미리 배포한 자료에서 통신서비스 결합판매 규제가 세계적으로 이용자 이익보호보다는 공정경쟁 저해방지의 관점으로 이동했고 결합판매를 허용하는 경우에도 허용 조건을 둬 규제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또 “한국도 점차 이용자 이익증대라는 관점에서 점차 결합판매 허용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지배적 사업자의 경우 시장 지배력이 전이되므로 경쟁 사업자가 동일한 결합상품을 동일한 조건으로 제공할 수 있는 경우에만 허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원우 교수는 또 지배적 사업자의 결합판매 조건으로는 △시장 지배력을 배경으로 원가 이하의 낮은 가격 판매 금지 △경쟁사의 동일조건 판매 허용 △결합판매 구성상품인 시장 지배적 역무를 경쟁사업자에 재판매 의무 부과 등을 꼽았다.
한국의 경우 대표적 결합판매 상품은 KT의 네스팟스윙 및 원폰 등이 꼽힌다.
◇“네트워크, 콘텐츠 수평 분리규제가 맞다”=김병배 공정위 본부장은 ‘IT기술 융합에 따른 경쟁법적 이슈’ 발표에서 향후 IT산업은 하나의 네트워크에서 다양한 결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규제체제는 OECD 권고안대로 수평적 규제체제로 전환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IT 관련 규제, 법체계는 대단히 미약한 수준으로 IT산업 발전을 고려했을 때 수평적 규제체계로의 전환은 당면 과제다”라며 “단기적으로는 이중적, 차별적 규제를 완화하고 장기적으로는 콘텐츠, 네트워크 위주의 수평적 규제로 전환하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토론회를 주최하는 이종걸 의원은 “이번 공론화를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각 규제기관의 경쟁 정책에 대해 생각해볼 계기가 될 것”이라며 “향후 정책방향에 대한 추가 토론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