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폭발적인 벤처 붐을 타고 수많은 기업들이 생겨났다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지 이제 만 10년이 되었다. 수많은 벤처기술들이 생겨났다가 그 꿈을 채 펼쳐 보이기 전에 사장되기 일쑤였고 허황된 대박을 쫓다가 너무 일찍 거품이 터져
버린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거센 소용돌이 속에서 꿋꿋하게 독보적인 백신 기술을 등에 업고 자랑스런 한국의 위상을 높여가고 있는 안철수연구소(www.ahnlab.com)는 10년 내내 국내 보안업계 1위를 유지하며 점차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안철수연구소만이 갖고 있는 핵심역량을 분석해 보았다.<편집자주> 글_한지연 / CEO리포트(www.ceoreport.co.kr) 경영사례분석가
안철수연구소에만 있는 핵심가치
1995년 3월 안철수 박사가 창립한 이래 국내 보안업계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와 큰 규모를 지니고 있는 안철수연구소는 세계 최고의 백신기술을 자랑한다. 세계적으로 정보보안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한 1988년부터 쌓은 안티바이러스 노하우
를 기반으로 보안 분야를 개척해왔으며, 설립이래 꾸준한 매출 성장을 보여 1999년 국내 보안업계 최초로 수주액 기준 100억 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올린 이후 줄곧 국내 보안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안연구소만이 가지고 있는 핵심가치는 여느 기업과는 차별화 된 그들만의 독특한 기업문화와 고객에 대한 사랑이다.
첫째, ‘우리 모두는 자신의 발전을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하다’라는 핵심가치는 기업을 구성하는 개인을 중요한 구성원으로서 파악하고 개인의 발전이 곧 회사의 발전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한국 사회에서 음성적으로 강조되어 왔던 집단을 위한 개인의 희생을 불필요한 것으로 파악, 지양하려는 자세를 갖는 효과를 가져왔다.
둘째 ‘우리는 존중과 신뢰로 서로와 회사의 발전을 위해하여 노력한다’는 개인과 회사의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구성원들 사이에 존중과 신뢰가 없으면 아무런 가치가 없음을 명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협력 뿐 아니라, 서로에 대한 비판 역시 주요 가치로 인식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고객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고객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는 핵심가치는 고객의 요구로 탄생한 기업이라는 건립 이념 아래, 회사의 강력한 기반과 더불어 미래발전의 원동력의 핵심으로 고객을 두었다. 이는 항상 고
객을 염두에 두고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안연구소만의 다짐이다.
1. 조직 구조(structure)
안연구소의 조직 구조 목표는 `팀제도의 실시`다. 부서별 팀제를 바탕으로 안연구소는 BUTTOM-UP 방식과 TOP-DOWN 방식을 혼합한 HYPER TEXT형 조직을 가지고 있다. 즉, 일반적인 의사결정의 경우에는 경영층과 임원진에 의해 결정,하달되며 개인의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일반사원들이 CEO에게 직접 의견을 전달 할 수 있는 경로를 설정하여 경영상의 의사결정에 참여하도록 유도한다.
2. 지식시스템의 공유를 통한 커뮤니케이션
보안기술의 특성상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부분이 바이러스 백신의 해석과 개발에 관여하는 `개발실`로 국한되는 경향을 보여 여타 부서에서는 특별한 지식공유시스템을 소유하고 있지 못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타파하기 위해 기본적 지식과
구성원들이 자신의 업무에서 체득하게 되는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사원들로 하여금 업무 메뉴얼을 작성하게 했고, 그룹웨어 사내 네트워크망인 노츠를 통해 커뮤니케이션과 지식공유를 유도했다.
3. CEO의 영향력
국내에서 가장 존경받는 CEO를 꼽으라면 반드시 Top3에 들어가는 안철수 의장은 보장되어 있던 의사직을 과감히 포기하고 벤처기업을 설립했다. 또한 맥아피社의 천만 불 제의를 거절하고 국내 최고의 보안기술을 자랑하는 안연구소를 지켜냈는데 이는 명예와 부에 큰 가치를 두지 않는 성격을 그대로 드러내준다.
안철수 의장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받은 도움을 사회의 다른 사람에게 돌려준다는 것이 그의 경영철학이며, 이는 연구소 내의 조직원들에게도 적용되는 것으로 앞서 말한 맥아피社의 매각제의를 거절했던 이유에는 연구소내의 구성원들에 대한 애정도 포함된다.
4. 전문지식과 자율성으로 무장한 조직원 안연구소는 설립당시부터 지금까지 전공에 상관없이 컴퓨터 매니아라 불릴 수 있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컴퓨터에 대한 지식과 관심이 신입사원 채용의 가장 큰 고려요인이 되고 있다.
이들은 자유로운 분위기와 복장으로 근무하고, 일반부서의 경우에는 정시 출, 퇴근으로 기존의 기업과 같은 방식으로 근무한다.
그러나 기술과 지식이 필요한 개발실과 같은 특수부서의 경우 자유롭게 출퇴근 시간을 결정할 수 있어, 개인의 창조적인 힘을 극대화하려는 이중적인 구조를 취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공익적 기업으로 인정받음과 동시에 비전 있는 기업에 근무하고 있다는 점에서 회사에 대한 자긍심이 높다.
5. 고유핵심기술
안연구소만의 네트워크 보안 및 암호화/인증기술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있다. 그 밖의 데이터 보안 및 복구기술,통합 클라이언트 보안기술 역시 최고를 자랑한다. ACS(AhnLab Client Security)는 지능적인 진화와 악성화를 거듭하는 바이러스와 웜, 트로이목마 등의 피해를 막고 비인가자의 데이터 접근을 차단하여 정보 유출을 예방하기 위한 통합보안 솔루션이다. 단순한 바이러스 치료 및 복구에 그치지 않고 네트워크 보안 및 암호와 기술과 바이러스 및 악성코드로 인한 데이터 유실로부터 데이터를 보안하고 복구하는 기술 또한 기존 V3 제품군을 중앙에서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까지 제공하고 있다.
6. 공익 앞세운 핵심 전략
안연구소는 기업 설립 초기부터 현재까지 기업고객에게는 보안 툴을 판매하고 있지만 개인 사용자에 한해 V3(도스용)을 무료로 공급하고 있다. 지난 2000년도에는 창업 1년 미만의 신생 벤처 50여 곳에 PC용 백신과 윈도NT 서버용 백신 등을
무상 제공을 하기도 했는데 이는 판매이익을 우선시 하지 않고 바이러스에 대응하여 정보화를 추진한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공익을 우선하는 전략 때문이다.
기술적 측면에서는 바이러스의 피해를 사전에 방지하려는 목표를 우선으로 하며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대응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시장에 대해서는 모든 시장들에
대해서 동일한 전략을 설정하는 것이 아니라 각 국가별 시장에 대하여 시장의 특성에 맞는 전략을 개별적으로 설정하는 현지화 전략을 채택했다.
7. 공유가치
안연구소만의 가장 큰 공유가치는 상호발전과 신뢰이다. 상사와 부하직원의 상호존중 및 신뢰를 통해 회사의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것이다. 위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며 서로 존중하지만 업무적으로는 이의제기와 토론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관계를 안연구소가 바라보는 가장 이상적인 관계이다. 고객의 관심과 격려를 기반으로 설립된 만큼 현재와 미래 성과의 가장 큰 힘은 고객이고 고객 중심에서 고객과의 약속은 크거나 사소하건 간에 반드시 지킨다는 신조를 가지고 있다.
안연구소의 다음 무대는 글로벌
국내 최대의 바이러스 백신업체로 시장 점유율 58%의 확고한 시장 지배력과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보유하고 있는 안철수 연구소는 타 보안업체와는 달리 리테일 시장이 잘 형성되어 있어 재계약율이 무려 40%에 달할 정도로 안정된 수익기반을 가지고 있다.
안연구소는 그러나 국내 1위에 만족하지 않고 무대를 점차 전 세계 글로벌로 옮기고 있다. 이미 일본, 중국, 말레이시아에서 활발히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미국, 호주, 브라질에도 점진적으로 실적을 내고 있다. 안연구소의 해외사업 원칙은 1970년대식 수출 관행인 단순 제품 판매 차원을 넘어 현지 비즈니스가 본사의 역량을 강화하고 다시 현지로 파급되는 유기적 순환 관계로 발전시킨다는 것이다.
세계 IT업계 2위인 일본에서는 2000년 12월 수출개시 이래 2001년 기준 15억5천만원의 매출 실적을 올렸으며, 말레이시아의 경우 경찰청 보안 교육 프로젝트를 지난 2001년에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최근에는 무대를 중국으로 옮겨 통신업체 광동 텔레콤의 자회사와 ASP 공급게약을 체결하는 등 국내 보안 업계 최초로 중국 공안부 인증을 획득하는 혁혁한 성과를 올렸다. 중국은 2001년 6월부터 보안 ASP MyV3, MyFirewall과 V3 제품군을 공급하고 있으며 2001년 11월 상해정부 조달부에 제품을 공급하고 정부 조달품목으로 등록했다.
이는 유비쿼터스 시대에 발맞추어 유/무선 통합 통신망 대중화에 따른 새로운 보안 위험성에 따라 발빠른 대응을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라 동남아와 북미 시장에도 안철수 연구소의 입지를 높일 수 있는 지속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안연구소의 재무상황 역시 점차 증가하여
2005년에는 목표치엿던 500억 매출에는 다소 모자랐지만 2006년에는 63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을 만큼 최근 호조를 보이고 있다.
최근 김철수 대표이사는 2007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전체 매출의 45%로 넓히고 2008년에는 60%로 확장시켜 다가오는 2010년에는 세계 10대 보안 회사로 우뚝
서려는 야심찬 포부를 밝힌바 있다.
안철수 연구소만의 핵심가치는 단순하게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나 매출상승 등을 목적으로 한 경영효율 관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한 기업의 핵심가치, 비전은 어떤 목적의식을 가지고 정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직원들이
실제로 수용 가능하다고 믿을 수 있을 정도의 설득력을 전제로 구체화되어야 성공할 수 있다.
CEO의 장기적인 안목과 계획으로 회사의 핵심가치와 핵심역량을 가동시킨 이래 기업문화로 정착시켰고, 이후 지시하거나 강조하지 않아도 전 사원들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고, 이는 회사가 문을 닫는 한이 있더라도 포기하지 않을 만큼 강력한 문화가 되었다.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시 겪는 문화적 충격과 다민족의 다양성 등은 기업문화를 형성하고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줄 수 있다. 이를 최소화하고 다양성을 존중할 수 있는 한국기업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한국 고유의 ‘정(情)’ 일 수 있다.
안연구소의 독특한 핵심역량을 바탕으로 하여 해외시장에서 그들의 다양성과 문화를 존중하며 동시에 한국적 정서를 적절하게 조화시킨 기업문화를 형성하고 유지한다면 국내에서와 동일한 성공적인 글로벌화를 이뤄낼 수 있을것이다.(C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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