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감동을 주는 휴대폰

[월요논단]감동을 주는 휴대폰

지난 한 해 국내에 선보인 휴대폰은 100종이 훨씬 넘는다. 우리나라 휴대폰 시장이 전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가 되지 않는다고 하니 1년 동안 세상에서 빛을 본 휴대폰 종류는 수천 가지는 족히 될 듯하다. 나는 매년 수많은 휴대폰을 출시하며 어떤 제품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한다. 이런 고민은 항상 인간의 생활을 더욱 더 윤택하게 해줄 수 있는 편리한 기능과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디자인을 갖춘 제품만이 시장에서 성공적인 평가를 받는다는 당연한 결론에 도달하곤 한다.

 인간의 생활을 더욱 윤택하게 해줄 수 있는 편리한 기능이란 무엇일까. 그 해답은 디지털카메라를 시작으로 MP3, 모바일 뱅킹 그리고 DMB와 같은 TV 기능까지 각종 IT 기기 및 인프라와 서로 융·복합된 ‘디지털 컨버전스’에 있고, 휴대폰이 그 중심에 설 것이라는 데는 이제 누구도 이의를 달지 못할 것이다.

 이 같은 기술적 진화에 힘입어 휴대폰이 첨단 기기일 뿐만 아니라 인간의 생활에 밀접한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잡으면서 최근 들어 휴대폰에도 고객의 감성을 자극하는 디자인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디자인이란 기능적인 발전과 달리 눈에 보이지 않는 측면을 다룬다는 점에서 고객 만족의 영역이 불확실하다는 데 고민이 있다. 휴대폰에 온갖 첨단 기능을 다 담아도 고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면 그 기능은 반쪽의 상품 가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지난 90년대 바(bar) 형태로 출발한 휴대폰의 형태는 플립(flip)에서 폴더(folder)로 서서히 형태가 변화하기 시작하더니 최근 들어 슬라이드→슬림→슬림 슬라이드 등으로 그 트렌드의 변화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 변화를 주도하는 것은 주 소비계층으로 떠오른 유행에 민감한 신세대가 휴대폰으로 자신을 표현하고자 하는 감성적 욕구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고객의 감성을 만족시키는 휴대폰 디자인의 필수 요소를 정의한다면 결국 다음 네 가지라고 본다. 첫째, 얇고 작아서 휴대하기가 좋아야 한다는 점(slim & minimal)이고 둘째, 형태가 간결하여 가치 있어 보여야 하고(simple) 셋째, 사람을 배려한 편안함(easy to use)이 있어야 하며 넷째, 사람에게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deep impression)이다. 휴대폰의 첨단 기능이 상기 네 가지 요소를 매개로 표현될 때 비로소 히트모델이 창출되는 것이다.

 최근 출시된 초콜릿폰 등에서도 보듯이 기술적 요소를 감성적 디자인으로 승화시켜 고객의 마음에 감동을 전달하는 제품군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또 지난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도 세계의 유행을 이끌어가는 우리 한국의 휴대폰이 대거 선보여 각국 업계 관계자들 및 취재단의 큰 관심을 끌기도 했다.

 고객들은 휴대폰을 단순한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이나 내 손안의 종합 디지털 컨버전스 단말기로는 만족하지 못할 듯하다. 휴대폰은 이미 고객이 항상 소지하고 착용하는 목걸이, 반지 등과 같이 자신을 돋보이게 해줄 수 있는 패션 액세서리로 진화해가고 있으며 향후 기존의 개념을 뛰어넘는 감성적 디자인이라는 날개를 달고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 제품’이라는 뜻의 ‘컬덕트(Culduct:Culture+Product)’로 재탄생할 것이다. 박문화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 mhpark@lg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