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가정에서 주로 쓰는 초고속인터넷 ‘VDSL(13Mbps 기준)’ 환경에서 700MB 용량의 영화 한 편을 내려받을 때 5분 정도 걸린다. 상반기에 상용화되는 3세대 이동통신 WCDMA(HSDPA) 서비스로는 과연 얼마나 소요될까. HSDPA는 일단 이론적으로 다운로드 속도 14Mbps를 지원한다고 알려졌기 때문에 유선 초고속인터넷에 버금갈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다 휴대폰 화면 크기가 일반 PC보다 월등히 작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더 나은 전송속도를 낸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오는 4월 SK텔레콤·KTF가 선을 뵈게 될 HSDPA 서비스는 일단 다운로드 속도 1.8Mbps에서 출발한다. 그것도 전파 간섭이 없는 최적의 환경에서, 한 기지국이 섹터(기지국 반경 120도)당 가입자 1명의 단말기에 내려줄 수 있는 이론적인 최대 속도다. 실제 통신환경을 고려하면 대략 900Kbps에서 1Mbps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론’과 ‘실제’가 이렇게 차이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현재 구현할 수 있는 단말기 칩세트 성능의 한계 때문. SK텔레콤 관계자는 “전송상 에러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가정해도 1Mbps 안팎에서 첫 상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조만간 나올 퀄컴 칩의 최대 수신폭이 이론적으로도 1.8Mbps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HSDPA가 1Mbps 안팎의 다운로드 속도를 지원하더라도 기존 EVDO 서비스보다는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이론적으로 EVDO 서비스는 최적화된 조건에서 다운로드 속도 2.4Mbps까지 낼 수 있지만 실제로는 500Kbps에도 못 미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5세대인 SK텔레콤의 준이나 KTF의 핌을 통해서는 웬만한 동영상 서비스가 가능했다.
KTF 관계자는 “약간의 끊김·지연현상이 있는 것을 제외하면 기존 EVDO로도 각종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충분히 담아낼 수 있다”면서 “HSDPA가 비록 1Mbps 정도에 그친다 해도 화면 크기 등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3Mbps급까지도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HSDPA가 본격 확산되는 올 하반기에는 기존 EVDO 서비스와 함께 이동통신 대용량 데이터 서비스 수요를 서로 나눠갖는 형태로 가입자 재배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과 KTF가 본격화하는 HSDPA는 단말기 성능이 지속적으로 향상돼 올해 1.8Mbps에서 내년에는 7.2Mbps(다운로드), 오는 2008년께면 이론상 최대 성능인 14Mbps가 가능할 전망이다. 이때가 되면 사실상 고선명(HD) 동영상 서비스도 충분히 지원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는 셈이다.
한편 오는 6월 상용화가 예정된 차세대 이동통신 와이브로는 어떨까. 와이브로는 실험실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서는 한 기지국의 섹터당 단일 가입자에게 내려줄 수 있는 최대 다운로드 속도가 20Mbps에 달한다. 그러나 역시 실제로는 1Mbps급 정도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부산 APEC 정상회의 시연회 당시에는 삼성전자가 현장 다운로드 속도를 3Mbps까지 구현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세계 처음 상용화하는만큼 지속적으로 성능향상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며 “그러나 초기 상용화 단계부터 HSDPA보다는 뛰어난 전송속도를 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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