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적인 역전승.’
SK텔레콤이 삼성전자를 누르고 e스포츠계의 ‘절대강자’임을 재확인했다.
SK텔레콤 ‘T1’은 21일 대구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5년 국내 e스포츠 하반기 결산대회인 ‘스카이프로리그 2005 하반기 결승’에서 삼성전자 ‘칸’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7전4선승제에서 초반 2승을 내리 내준 뒤 얻어낸 승리라 더욱 짜릿했다.
이로써 SK텔레콤 ‘T1’은 상반기 우승에 이어 하반기 왕좌까지 내리 따내며 절정의 기량을 뽐냈다. 이날 경기에는 김신배 한국e스포츠협회장(SK텔레콤 사장), 권강현 삼성전자 디지털솔루션센터 상무 등 양팀 대표도 참석, 팽팽한 신경전을 더했다.
4시간을 웃도는 열전에 서울에서 원정 응원을 온 양팀의 팬들과 대구 관람객까지 합쳐 모두 2500여명의 관중이 열광했다.
◇SK텔레콤 T1, 지존에 오르다= 지난해 7월 KTF 매직엔스를 꺾고 전기리그 우승을 차지한 SK텔레콤 T1은 이날 승리의 여세를 몰아 내달 열리는 ‘그랜드 파이널’까지 낚아채 2005년 e스포츠계를 평정한다는 야심을 불태우고 있다. 이날 SK텔레콤은 e스포츠가 기세의 싸움이 아니라, 전략의 승부임을 다시한번 입증했다. 이날 승리를 이끌어낸 SK텔레콤 주훈 감독은 “승리의 단꿈에 빠지지 않고, 그랜드 파이널까지 우승해 그랜드슬램을 꼭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기세 넘친 삼성전자 칸, 실력에 꺾이다= 신예선수들의 폭발적 기량을 바탕으로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각각 GO와 KTF 매직엔스를 잇따라 물리치고 올라온 삼성전자 ‘칸’은 우승 문턱에서 SK텔레콤 T1의 고개만은 넘지 못했다. 초반 2세트를 내리 따내며 승리를 일궈내는 듯 했지만, 관록의 실력 앞엔 무릎을 꿇고 말았다. 김가을 삼성칸 감독은 경기전 “SK텔레콤에 준우승을 신년 선물로 안기겠다”며 결전의 의지를 다졌지만, 그 기회는 다음으로 미뤄야했다.
◇‘괴물테란’ 최연성, 대회 MVP= 마지막 7차전서 승리하며 SK텔레콤 T1을 우승으로 이끈 최연성이 대회 MVP에 올랐다. 3대3 동점인 누구도 승리를 장담치 못한 상황에서 일궈낸 승리라 더욱 값졌다. 최연성은 이로써 지난해초 이적 파문과 대회 출전 정지 등 징계를 딛고, ‘테란의 황제’ 임요환과 함께 SK텔레콤 T1을 이끄는 실력자임을 대내외에 과시했다.
한편, 경기에 앞서 진행된 정규리그 시상식에선 변형태 선수(GO 소속)가 후기리그 MVP와 팀플레이 다승왕 등 2관왕을 차지하며 최고의 영예를 안았다. 개인전 다승왕은 이윤열(팬택앤큐리텔 큐리어스) 선수, 정규리그 1위는 SK텔레콤 T1이 각각 수상했다.
대구=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