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단지 혁신클러스터를가다](4)오창과학산업단지

충북 오창과학산업단지는 중부권 최대의 IT 중심 과학산업단지로 국내외국인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다. 오창 IC를 빠져나와 시원스레 뚫린 6차선 도로를 5분여간 달리다보면 왼쪽으로 외국인 투자 지역이 한 눈에 들어온다.

지난 2004년 당시 충북도와 4억6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 협약을 체결해 화제를 모았던 TFT-LCD 유리기판 생산 업체인 독일 쇼트 글라스사의 신축 공장 현장이 이채롭다.

10만여평에 달하는 넓은 면적에 기공식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2층 정도 되는 건물 위에 파란색 천이 넓게 깔려 있고, 현장에는 공사 차량의 흙먼지가 날리지 않게 하기 위해 인부들이 물을 연신 뿌리고 있다.

한 블록을 지나자마자 깔끔하게 잘 단장된 LG 화학 공장 전경이 차창 뒤로 펼쳐진다.

바쁜 걸음을 재촉해 가장 먼저 달려간 곳은 일본계 기업인 스템코.

“오창과학산업단지에 들어오길 잘 했다는 생각입니다. 편리한 교통망은 전국 어디에서도 이만한 곳이 없을 정도입니다.”

박규복 스템코 사장은 “우리 제품의 고객선은 주로 충남 탕정과 온양, 경기도 기흥 지역이 대다수”라며 “오창∼목천간 도로 개설로 제품 운송 시간이 기존 1시간에서 25분으로 대폭 줄어들게 됐다”고 오창 단지 입주에 따른 만족감을 한 마디로 표현했다.

특히 주변에 중부고속도로와 KTX 오창 분기점 등 편리한 교통망이 거미줄처럼 연계돼 있어 생산 공장 입지로는 최적의 여건이라고 덧붙였다.

평판 디스플레이용 고집적 회로 필름을 전문적으로 생산하고 있는 스템코는 당초 충남 조치원에 공장을 두고 있었으나, 지난해 10월 오창단지에 신축 공장이 일부 완공됨으로써 주된 생산 라인을 충북으로 이전했다.

내년 가을께는 현 조치원 생산 공장도 모두 이곳으로 이전·통합해 명실상부한 오창 시대를 열어갈 계획이다. 이곳 지리에 익숙하지 않은 기자를 위해 박 사장은 오창단지 지도를 펼쳐들고 주변에 MTM옵틱스, JSR, U-텍 등이 외국계기업이 둥지를 틀었으며, 쇼트글라스는 공장 건축이 한창이라는 말도 전했다.

예전에 이곳 외국인투자지역은 다른 기업들이 더 들어오고 싶어도 부지가 없어 못 들어온다던 충북도청 관계자의 말이 새삼 실감났다.

총 24만3000여평에 이르는 외국인전용단지를 빠져나와 새로 지어진 초고층 아파트 건물 숲을 건너다 보면 연구 부지가 눈에 들어온다. 이어 도착한 곳은 산자락 근처에 위치한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영장류센터로 아담한 건물이 인상적이다.

“오창의 연구개발 인프라는 이제 막 갖춰져 가는 단계입니다. 하지만 그 가능성은 무한합니다.”

장규태 국가영장류센터장은 “현재 입주가 예정된 녹십자, 유한양행과 이곳에 인접한 충북대 등과 연계해 산학연 공동 이용 체계를 확립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덕에 본원을 두고 있는 국가영장류센터가 이곳에 둥지를 튼 것은 불과 3개월여전인 지난해 10월.

이 센터는 붉은털 원숭이 등 무병 원숭이 70여마리를 외국으로부터 반입해 줄기세포, 이종장기 및 신약 개발 등에 따른 전임상 시험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현재 포항공대와 ‘C형 간염 백신과제’를, 이화여대 신용운 교수팀과는 비아그라 대체 신약 개발에 관한 공동 연구를 진행중에 있다.

“오창단지의 인프라가 잘 갖춰져 갈수록 이곳의 인기가 치솟고 있습니다. 센터에 입주하겠다고 대기하는 IT 기업도 10여개사나 됩니다.”

이돈우 충북도지식산업진흥재단 과장은 “2년 전만 하더라도 오창 단지는 허허벌판이었지만 이제는 사정이 다르다”며 “과거에는 교통이 불편해 기업들이 오창단지 입주를 꺼렸지만, 최근에는 교통 시설 등 각종 인프라 여건이 크게 개선돼 산업단지로서의 최적의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벤처 지원 기관인 지식산업진흥재단에는 현재 디엘정보기술 등 18개 벤처가 입주해 국내 유명 IT 기업으로의 도약을 다짐하며 제품 개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오창단지는 지난 1992년 이후 10여년간의 기반 공사를 거쳐 2002년 부지 준공을 마쳤으며, 2003년부터 연구시설과 외국기업, 벤처기업 등의 입주가 잇따르고 있다.

국가 심장부에 위치한 뛰어난 지리적 접근성과 5∼10분거리내 이용 가능한 국제공항, 고속도로, 고속철도 등의 편리한 교통 인프라가 큰 강점이다.

총 285만8000여평에 달하는 드넓은 부지에 116개 기관의 분양계약이 체결됐으며, 현재 83개 기관이 이곳에 입주해 연구개발 및 생산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생산과 연구, 교육, 주거 기능이 복합된 최첨단 산업단지로 조성된 오창단지는 최근 한국생명공학원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소 분원을 잇달아 유치, 국가 핵심연구단지로서의 위상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에는 반도체장비 및 부품 공동 테스트센터와 전자정보산업지원센터가 이곳에 들어섰으며, 충북테크노파크 신축 공사도 한창이다.

오창과학산업단지관리공단은 이처럼 잇단 입주 기관의 효율적인 지원을 위해 지난해 5월 설립돼 운영중에 있다.

단지내 67개 기업이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는 관리공단은 오창단지 네트워크의 중심으로, 정보 교류와 기술제휴 등 산·학·연·관의 상호 작용을 촉진하고, 체계적인 기업지원과 효율적인 단지 관리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병구 오창단지관리공단 부장은 “입주기업들의 생산활동 지원과 단지내 인프라 관리·지원에 주력하고 있다”며 “지역경제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종합 서비스 시스템을 개발·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오송생명과학단지는 

‘바이오 코리아의 꿈을 일궈간다’

충청북도가 오창 산업단지에 이어 야심작으로 내걸고 있는 오송생명과학단지는 현재 부지 조성율이 50%에 달하고 있다.

올 상반기 분양을 목표로 보건복지부와 충북도, 토지 공사 등이 막바지 협의 절차를 거치고 있다.

지난 1997년 건설교통부로부터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된 오송 단지는 충북 청원군 강외면 상청·연제·만수리 일대에 141만평 규모로 조성중에 있다.

충북도는 총 4983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오송단지가 천혜의 입지 조건을 갖춘 국내 최상의 과학 단지라는 점을 강조한다.

전체면적 가운데 36%에 해당하는 51만여평은 생산시설로 활용하고, 13만평은 연구시설로, 20만여평은 학교 및 지원시설로 각각 조성되고 있다. 나머지 16만여평에는 1만4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주거지역과 상업지역, 공공시설용지로 이용할 계획이다.

오창단지에 인접한 오송단지는 사통팔달의 교통 요지로, 향후 입주 기관 및 기업의 물류 비용 절감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현 정부의 국가 주요 프로젝트인 행정중심복합도시가 충남 연기군 일대로 확정됨에 따라, 이곳에서 20분 거리에 인접한 오송단지는 향후 배후 산업단지로 각광을 받을 전망이다.

현재 국책기관인 질병관리본부, 식품의약품안전청, 국립보건원,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국립독성연구소 등 5개 기관의 이전이 확정돼 있다.

충북은 이곳을 중심으로 생산과 연구, 행정, 상업, 주거 기능 등이 어우러진 친환경적 ‘u 바이오 시티’로 건설한다는 방침이다.

위성통신과 광통신 등 최첨단 인프라를 단지내 구축하고, 깨끗한 환경을 위해 향후 10년간 18만t 규모의 산업폐기물 및 폐수종말처리장을 설치할 계획이다.

유광준 충북도 바이오산업추진단장은 “내년 상반기에 부지조성이 완료되면 세계적인 바이오 관련 기업체와 연구소의 입주가 시작될 것”이라며 “우수 기관 유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기고-오석송 오창과학산업단지관리공단 이사장­ tony@meta-biomed.com

‘상전벽해’라는 말이 있다. 오창과학산업단지 조성 초기에 입주한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10년 만에 변한 오창의 위상을 그 한마디로 표현하고 싶다.

지난 1996년 외환위기때만 해도 허허벌판에 흙먼지를 날리던 이곳이, 이제는 굴뚝없는 첨단기업이 들어서고 연구와 교육기관이 줄을 잇고 있으며, 고층 아파트단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고 있다.

오창과학산업단지는 이런 지식기반산업시대를 주도하기 위해 아직 단어조차 생소하던 지난 92년에 충청북도 청원군 오창면과 옥산면 일대에 10년간에 걸쳐 조성된 혁신 클러스터다.

이미 LCD부품소재 등 IT(정보기술)과 BT(생명공학)의 첨단산업을 영위하는 83개 기관 및 업체가 입주해 기술개발에서부터 부품조달, 정보교류, 사업전개 등에서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다.

또 생산·연구·교육·주거기능이 복합된 혁신클러스터로서, 대한민국 혁신도시의 성공적인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이제 오창의 꿈은 지역과 대한민국을 넘어서고 있다. 나노(Nano) 속도로 급속하게 변화하는 첨단산업의 무한경쟁속에서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일본의 쓰쿠바, 대만의 신죽, 프랑스의 소피앙디폴리스 등과 어깨를 견주며 ‘세계적 BINT산업의 허브’로 도약을 꿈꾼다.

꿈의 실현을 위해서는 열정적인 기업정신은 물론, 산·학·연·관의 유기적인 협조와 효율적인 네트워킹, 전폭적인 정책지원 등 많은 노력과 지원이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초광역 협력클러스터의 구축이다.

현재 세계적인 추세는 초광역 클러스터화이며, 미래 생존 키워드 역시 여기에 달려있다. 한 손(手)이 열 손(手), 백 손(手)을 이기지 못함과 같기 때문이다.

오창과학산업단지는 이런 점에서 큰 강점을 갖고 있다. 인근에 BT의 요람인 오송생명과학단지는 물론 기술개발의 중심인 대덕연구개발(R&D)특구, 아산·탕정지구등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차세대 성장 동력들이 모두 자리잡고 있다.

그들 각자가 지역혁신체계(RIS) 핵심축으로서의 독자발전이 아니라, 협력적 제휴를 통한 초광역 클러스터를 구축해야 한다. 특히, 오창과학산업단지와 대덕R&D특구와의 협력적 제휴는 필수조건이다.

오창단지는 IT, BT, NT산업이 집적화되고 R&D테스트센터가 들어서는 등 신기술을 상업화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돼 있는 반면, 대덕R&D특구는 탄탄한 연구개발 인프라를 바탕으로 유비쿼터스 등 4대 신성장육성사업이 추진되고 혁신형 R&D인력 양성에 앞장서고 있다.

이러한 대덕R&D특구의 원천기술개발을 포함한 연구중심 기능과 오창단지의 신기술상업화 중심기능을 클러스터화한다면 폭발적인 시너지효과를 얻을 것은 자명한 일이라고 본다.

2006년 한 해 오창은 ‘나 혼자’만의 비상이 아닌 상호 협력과 보완을 통해 같이 발전하고, 지역과 대한민국의 항구적인 먹거리인 각종 비즈니스 창출과 세계의 중심으로 성장하는 큰 꿈을 향해 쉼 없이 뛰고자 한다.

오송(충북)=신선미기자@전자신문, sm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