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업계가 오는 5월부터 고선명(HD) 케이블방송 시작을 목표로 공동사업을 추진한다. 이같은 움직임은 케이블사업자들이 방송에 유리한 망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고 가입자들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씨앤앰커뮤니케이션·CJ케이블넷·HCN·큐릭스·제주케이블 등 주요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들은 오는 5월부터 HD 케이블방송에 함께 나서기로 하고 각사의 최고기술책임자(CTO)회의의 정례화와 HD추진단(가칭) 등을 결성하기로 했다. MSO들은 이들 기구를 통해 HD방송 및 HD셋톱박스용 공동 기술규격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케이블업계는 특히 5월부터 HD방송을 시작함으로써 6월 독일 월드컵의 HD중계를 디지털케이블 활성화 계기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MSO 관계자는 “디지털케이블의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HD방송을 도입하자는 것은 대세”라며 “공동 추진에 사업자 모두 기본적으로 동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공동 규격이 정해지면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와 셋톱박스 업체가 하나의 규격만 준비하면 되기 때문에 HD를 좀 더 쉽게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블TV 업계가 공동으로 HD방송을 추진하는 것은 HD를 디지털케이블의 핵심 서비스로 내세우기 위해서다. 실제로 시청자들은 고가의 디지털케이블 서비스에 가입해도 양방향 데이터방송 등 일부 서비스를 제외하면 아날로그 케이블 방송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평가다. 때문에 HD방송을 통해 디지털케이블 활성화 전기를 마련한다는 것이다.
현재 MSO들 사이에 제기되고 있는 주요 이슈는 △HD셋톱박스의 지상파 변조방식(8VSB) 지원 여부 △HD용 OCAP 미들웨어 인증 △압축 방식(MPEG2 또는 H.264) 등이다. 또 아날로그 셋톱박스의 2배에 달하는 HD셋톱박스 가격을 낮추기 위해 기본 사양을 정해 공동구매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공동구매에 대해서는 사업자별로 이견을 보이고 있다. 물량 개런티를 통해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는 공동의 규격은 정하되 구매는 개별적으로 하자는 의견도 있다.
한편 국내 최대 MSO인 티브로드(태광산업 계열)는 HD방송을 위한 업계 공동규격 제정 등에는 동의하지만, 5월 동시 방송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티브로드 김기범 이사는 “HD방송 도입을 위해 다른 사업자들과 협력하기로 했다”며 “그러나 도입시기는 현재로서는 5월 이후에 조금 여유를 두고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