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프린팅도 전략이다](https://img.etnews.com/photonews/0601/060126014706b.jpg)
1975년 미국 비즈니스 위크지는 미래 사무환경에 영향을 미칠 기술을 소개하는 기사에서 ‘종이 없는(paperless) 사무실’ 시대를 자신 있게 예견했다. 새로운 워드 프로세싱과 전자 통신기술이 비즈니스 환경을 개선해 지금처럼 하얀 종이 위에 정보를 보여주고 이동하며 보관하는 문서 기능은 사라지게 된다는 내용이었다.
이후 기술 진보로 사무 환경은 급격히 개선됐다. 하지만 종이 없는 시대를 예측하게 했던 첨단 기술은 오히려 문서 사용의 증가를 가져왔다. 하루가 다르게 기술 진보가 이뤄지는 오늘날 사무 환경에서도 문서는 여전히 비즈니스 활동의 중요한 수단이며 그 사용량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그렇다면 기업 환경에서 프린터의 위상은 어떨까. 과연 사용량이 늘어난 만큼 그 관리와 운영도 똑똑해지고 있을까. 안타깝게도 여전히 대부분의 기업은 프린터를 단순히 정보를 종이로 옮기는 출력장치로 여기고 있다. 프린팅은 업무 흐름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지만 이를 좀 더 효과적인 상위 개념으로 확장하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 프린터는 단순히 컴퓨터에 저장된 정보를 종이에 뽑아내는 기능을 넘어서 업무 흐름의 핵심 도구로 전반적인 비즈니스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나아가 프린팅 애플리케이션과 맞물려 기업 생산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디지털 프린팅은 디지털화한 정보가 종이로 이동하는 일과 관련해 체계적인 과정을 제시해 준다. 분산된 여러 프린팅 환경을 더 쉽게 공유하고 관리할 수 있게 하는 일 외에도 문서상의 정보를 여러 기기 사이에 끊김 없이 연결해 준다. 문서 이동은 물론이고 프린팅 양을 효과적으로 측정해 궁극적으로 비용 절감까지 가능케 하는 종합적인 해법도 제시해 주는 상태에 이르렀다.
지난해 말 가트너 조사에 따르면 미국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는 더욱 효과적인 비용 절감과 이익 창출이 필요하자 전문적인 프린팅 솔루션을 도입해 대략 11억장의 종이를 절감, 연간 700만달러를 절약했다. 또 이 과정을 통해 이 회사는 앞으로 3년 내에 대략 1500만달러의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 사례는 기업이 총수입의 1∼3%를 프린팅 비용에 쓰고 효과적인 프린팅 솔루션을 도입하면 이 중 30% 이상의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내용과 맥락을 같이한다.
모든 기업이 이익(ROI)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프린팅 프로세스도 기업 전반 ROI 개선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여실히 증명해 준다. 기업 업무 환경에서는 프린터·복사기·팩스·스캐너 등 사무기기 업무가 상당량을 차지하며 이런 업무는 개인 업무 생산성과 심지어 근로 의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또 기업 차원에서도 낭비된 종이와 기기 사용은 기업 자산과 비용을 불필요하게 소모하고 결국 수익성과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는다.
기업은 이제 비용 절감과 효율적인 업무활동을 돕는 통합 문서관리 기능, 애플리케이션의 통합화, 정보보호, 전자상거래 등 고차원 기능을 프린팅과 연계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해외 선진기업은 프린팅과 생산성의 상관 관계를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지만 국내 기업의 이해 수준은 아직도 기대 이하다.
이 때문에 프린팅뿐 아니라 수많은 하드웨어·네트워크·보안·솔루션 등 다양한 영역을 처리해야 하는 멀티플레이어인 기업 IT부서 직원은 물론이고 최고경영자(CEO)·최고정보책임자(CIO)·IT 매니저는 기업 생산성과 연관된 ‘출력 매니지먼트’에 좀 더 관심을 두어야 한다.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에서 경쟁하는 국내 기업은 장기적으로 업무효율 증진, 생산성 향상, ROI 창출과 같은 과제를 고민해 더욱 신속하고 효과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프린팅 솔루션을 효과적으로 도울 수 있는 파트너도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미래 변화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지난 1975년에 ‘종이 없는 사무실’을 예견했지만, 이는 결코 뒤집어지지 않았다. 국내 기업도 점점 빠르게 변하는 사무 환경 패러다임에 맞서 더욱 혁신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대처해 나가야 한다.
◆윤상태 한국렉스마크 사장 styun@lexmar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