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바다` 전면 유료화하나

음악 공유 서비스의 대명사 소리바다의 전면 유료화가 임박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소리바다는 지난해 가처분소송을 통해 P2P 서비스를 중단시킨 한국음원제작자협회(음제협)와 최근 유료화 관련 협상을 시작했다. 소리바다는 최근 2주간 잇달아 음제협을 극비리에 방문해 현안과 향후 협상방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소리바다와 음제협은 무분별한 관심을 차단하기 위해서인지 공식적으로는 협상 진행 자체를 강력 부인했다.

 지난해 문화관광부 주선으로 P2P 협의회 차원에서 저작권자들과 논의를 진행한바 있지만 논란의 중심인 소리바다가 직접 협상전선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답보상태에 있던 P2P 유료화 협상이 급진전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양측은 향후 협상에서 과거 저작권 침해에 대한 보상 문제와 함께 P2P에서 내려받는 곡마다 과금을 하는 ‘종량제’와 일정액을 내고 무제한 내려받는 ‘정액제’를 놓고 치열한 논리싸움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소리바다가 협상에 적극 나선 것은 지난해 말 P2P 서비스 중단으로 가입자 기반을 상당부분 잃은 데 이어 파일바다와 오르골 등 나머지 핵심 서비스에 대해서도 법적인 공격이 들어오자 더 이상 기존 형태로는 정상적인 사업을 펼치기가 힘들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달 초 소프트랜드로부터 100억원을 투자받아 자금줄에 숨통이 트이면서 음반업계와의 협상을 본격진행하기로 결정했다는 분석이다. 거대주주가 된 소프트랜드의 주가가 투자 발표 후 연일 곤두박질치고 있는 점도 유료화 협상을 서두르는 이유로 설명된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종량제냐 정액제냐를 놓고 초반 입장차는 여전하지만 음제협도 소리바다를 죽이는 것보다는 살려서 수익을 올리는 게 낫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음제협이 지나치게 유리한 입장에서 협상을 진행하면서 소리바다가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를 할 경우 협상 자체가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크다는 점에서 음제협의 협상전략이 주목된다.

 또 다른 변수는 여타 권리자들. 최근 몇몇 음반사들이 소리바다의 유상증자 소식에 본격적인 소송을 다시 진행해 과거 손해를 보상받자는 논의를 펼쳤다는 소식이 들리는 등 협상 테이블에 참여하려는 권리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과거 MP3폰이나 벅스 협상 등에서 드러났듯 다른 생각과 요구를 가진 권리자들이 모이면 협상의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시간을 끌 수 있다. 반면 이번 협상이 지나치게 비공개적으로 진행된다면 협상종료 후 숨겨졌던 문제가 불거질 것이라는 지적도 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리바다 유료화 협상은 향후 비슷한 종류의 협상에 기준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관련 업계의 관심거리”라며 “사업적 측면에서 소비자의 요구도 반드시 고려해야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어느 정도는 공개적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