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산업 분야에서 작품 방영과 부가 상품 출시를 동시에 진행하는 원소스멀티유즈(OSMU) 전략이 가속화되고 있다.
올 해 들어 국산 창작 애니메이션 제작이 붐을 이루면서 완구·인형·문구 등 부가 상품을 TV 방영과 동시에 출시하거나 심지어 방영 전에 관련 상품을 먼저 출시하는 과감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는 과거 애니메이션을 먼저 방영하고 반응이 좋으면 관련 상품화를 진행했던 것과 달라진 현상이다. 심지어 애니메이션이 방영되기도 전에 관련 상품을 먼저 출시하는 과감한 전략을 펼치는 경우도 있어 성공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동우애니메이션·SBS프로덕션 등이 공동제작해 13일부터 방영중인 ‘접지전사’ 완구는 이미 지난해 11월 시중에 등장했다. 방영일정이 계획보다 늦어졌음에도 상품 출시를 늦추지 않고 그대로 내놓은 것이다. 이어 애니메이션 방영과 함께 10여개 업체가 완구·문구·출판·의류·가방 등 수십여종의 상품을 출시해 본격적인 인기몰이에 나섰다.
아이코닉스·오콘·하나로텔레콤 등이 참여한 ‘뽀롱뽀롱뽀로로’는 1차 시리즈 때 인형과 책 등 관련 상품이 4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린 데 힘입어 최근 방영을 시작한 2차 시리즈에서는 생활용품·그릇·어린이용 가구 등 고가 제품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뽀로로’는 특히 상품 구매력이 높은 유럽 지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어 부가사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디자인스톰·대원C&A의 ‘아이언키드’도 4월 KBS 방영과 동시에 관련 제품을 시장에 선보인다. 3D 로봇 무협 액션이라는 장르 특성에 걸맞게 로봇 완구에 큰 기대를 걸고 있으며 콘솔용 게임 개발도 검토중이다. 다음달 7일에는 ‘아이언키드’ 상품화 사업설명회가 열린다.
오콘의 ‘선물공룡 디보’와 팡고엔터토이먼트·서울무비의 ‘초록숲 이야기’는 작품 자체가 상품화에 최적화된 경우. ‘선물공룡 디보’는 등장 캐릭터가 봉제인형이고 ‘초록숲 이야기’는 한발 더 나가 인형 자체를 활용해 만든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다. 10월 방영예정인 ‘선물공룡 디보’는 5월경 출판물로 먼저 선보이고 8월에는 패션 브랜드가 잇따라 등장하며 ‘초록숲 이야기’ 역시 유아용 교재와 완구 등으로 등장할 예정이다.
이밖에 서울무비·CJ인터넷 등이 제작하는 ‘쿵야어드벤처’가 이미 온라인게임 캐릭터 인형으로 있고 플래시 애니메이션과 캐릭터 상품으로 출발한 ‘뿌까’가 2분기 유럽 방영을 시작으로 인기몰이에 나서는 등 애니메이션과 부가상품은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삼지애니메이션의 ‘오드패밀리’는 지난해 말 초등학생 동아전과 표지모델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김일호 오콘 사장은 “이제 애니메이션 등장 캐릭터만을 라이선싱하는걸 넘어 브랜드 자체를 상품화하는 시대가 열렸다”며 “일반적인 인형과 완구뿐 아니라 패션·음식·생활용품·테마파크 등 상품화가 불가능한 영역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